큐레이터는 전문직이다.

하지만 따로 양성소나 시험등이 없다.

대부분 미술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맥을 통해
사설화랑으로 들어온다.

학교를 통하는 경우도 많다.

대학에서 미술관련 학과를 전공한 사람에게만 열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같은 공공기관에서는 공개채용을 통해 모집하기도
한다.

요즘 각광을 받는 직업이 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문의가 화랑계에
몰려들고 있다.

무보수라도 일해보겠다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지만 실제로 큐레이터로
성장한다고 보장할수 없다는게 미술계쪽의 반응이다.

물론 굳이 미술 관련학과가 아니더라도 미학이나 문학전공자들이
다년간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분석을 통해 성장하는 경우도 있긴 하다.

큐레이터가 되려면 일단 끈기가 필요하다.

그렇게 화려한 직종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술관련 서적을 한달에 10권이상 읽어 시대흐름을 파악해야하고
국제화에 맞게 어학능력도 갖춰야한다.

잡아놓은 전시회 날짜에 맞춰 오픈하기 위해서는 밤을 새는 열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술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한다.

아트스페이스서울에서 일하는 박수진씨는 "큐레이터라는 직업이
풍기는 붕떠있는 환상을 지우는 일에서 출발해야한다"고 입문자들에게
충고한다.

<김준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