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중인 자민련 김종필총재가 일본 정계지도자들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활발한 "보수정치외교"를 펼치고 있다.

김총재는 일본정계가 최근 총선을 끝낸뒤 연립정부 구성문제등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자민당 신진당 민주당등 보수적 색채가 강한 일본
정당지도자들과 개별적인 접촉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

김총재는 28일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총리와 오찬을 함께 하는 것을 비롯,
다케시다 노보루 전총리, 사쿠라우치 요시오 전중의원 의장,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당수, 오부치 게이조 의원등을 만날 예정이다.

이들중 특히 나카소네전총리는 김총재가 국무총리를 할 당시 알게된 이후
그림을 함께 그리고 전시회도 같이 여는등 각별한 사이이며 하토야마 민주당
당수의 경우 김총재가 그 부친과 막역한 관계였다는 것.

또 일자민당내 최대계파인 다나카파 보스인 다케시다전총리와도 서로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이며 오부치의원의 경우 현재 중의원의장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이어서 양국간의 현안이 격의없이 논의될 전망이다.

김총재는 이어 29일에는 지난 63년 한일협정 당시 일외무장관이었던
미야자와기이치 전총리, 오자와 이치로 신진당당수등을 만날 계획이다.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와도 면담이 예정돼 있다.

김총재의 도쿄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김총재와 일정계지도자
간 활발한 접촉은 보수성향을 띠고 있는 일본 정계의 흐름과 일본 지인들의
도움등을 통해 국내정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정무총무는 "김총재의 친구 50여명이 이번 일총선에서 당선됐다"며
"적절한 대일창구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국익을 위해 일본정계에
깊숙히 파고들겠다는 것이 김총재의 뜻"이라고 말했다.

< 김태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