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통화금융정책과 금융시스템만 갖춰지면 자본시장 개방에 따른
핫머니 등의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초청으로 최근 내한한 미 로체스터대 경제학 과장인
앨런 스톡맨교수는 한국의 전면적인 자본시장개방을 앞두고 이같이 진단했다.

이와함께 그는 개방에 따라 환율 등 거시변수의 변동폭이 커진다 해도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금융분야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스톡맨교수를 만나 보았다.

-자본시장 개방으로 핫머니가 급격히 유입돼 외환시장을 교란할 가능성이
큰데.

"핫머니나 자본 유출입에 따른 환율변동의 심화 가능성에 대해 우려할
필요는 없다.

핫머니와 같은 표피적 문제는 시장기능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멕시코사태는 고정환율정책을 견지한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금융기관의
부실대출 등 취약한 금융시스템 때문이었다"

-해외자본이 유입되면 원화가 절상돼 한국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데.

"경상수지적자의 원인이 국내저축 감소와 소비증가 때문이라면 문제다.

그러나 자본자유화로 환율이 절상돼 발생하는 적자는 나쁜게 아니다.

해외저축이 국내투자로 유입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경상수지적자 해소 정책으로 환율조정과 같은 통화금융정책은 실효성이
없다.

투자와 저축행태를 변화시킬수 있는 정책만이 유효할 것이다"

-지난해 엔.달러환율이 급변한 원인을 무엇이라 보는가.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노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국은 사회복지제도로 인해 구조적으로 재정적자를 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확실치 않다.

앞으로도 정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또다시 엔.달러환율이 심하게
요동칠수도 있다"

-미국 대선후 환율변화 가능성은.

"클린턴이나 돌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경제정책기조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엔.달러환율엔 변화가 없을 것이다.

내년에도 미국경기는 계속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돼 달러화 강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