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와 정유업계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유업계가 영업수지개선을 이유로 유통망정비에
나서면서 주유소에 대한 각종 지원을 잇달아 축소하자 주유소협회는
최근 유공 등 정유5사와 직영대리점 14개를 부당공동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정유업계는 이에 대해 지원축소와 공급가 인상은 각사의 자구책일
뿐이라며 유통망정비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주유소협회도
최악의 경우 폴사인제(상표표시제)를 철폐하겠다고 맞서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주유소업계가 이처럼 공급원인 정유업계에 정면 대응키로 한 것은
최근 정유업체들이 "힘을 모아" 주유소업자들의 목을 죄고 있다는
위기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에만 환차손으로 업계 전체가 1,000억원 가까이 적자를
본 정유5사는 하반기 들어 <>연말까지 외상기일을 90일에서 45~50일로
단축하고 <>제품가격을 현재 공장도가격에 드럼당 660~1,200원 인상하는
한편<>시설자금명목으로 2년거치 3년분할상환으로 지원해줬던 자금의
연장불가 및 조기상환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주유소에 잇달아 통고했었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는 석유제품공급계약은 직영대리점과 주유소간
쌍무합의계약인데도 계약기간중에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 통고하는
것은 엄연히 계약위반이라며 공정위에 제소하게 된 것이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