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경상학회(회장 권병무 건국대교수)는 지난 26일 건국대
상허기념도서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정치.개혁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독일학자들도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경제정책의
변화 및 개방화에 대응하는 기업경영전략의 수립방안 등이 심도깊게
논의됐다.

특히 문민정부 들어 추진돼온 정치.경제부문의 개혁작업과 국제경쟁력의
향상을 연계시키는 논의들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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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혁정책의 기업 영향 >>

박기안 < 경희대 경영대학원장 >

일반적으로 국가정책의 변화는 기업의 경영전략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특히 국가의 대기업정책 및 경제정책은 산업구조개편과 함께 일상
생활에서 재화공급에 따른 생산정책과 전략의 변화를 수반하게된다.

금융실명제를 비롯해 각 부문에 걸쳐 대대적인 개혁작업을 펼쳐온
문민정부아래서도 이같은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문민정부는 그동안 각종 부실기업정리과정에서 보여줬듯이 "기업퇴출이
시장원리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원칙을 중시하는 정책을 구사해왔다.

여기에는 자기자본의 충실한 축적과 증식없이는 고용의 구조적인
확대라든가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인식을 일반화하려는 정책적
의도가 담겨있었다.

이에따라 과거 은행편중대출이나 정부의 특혜성조치로 인한 독점점
이익이나 편익을 기대했던 기업의 경영패턴은 수정을 강요받게됐다.

문민정부는 또 경쟁력향상을 위해 시장기구의 작동에 의존하는 완전
경쟁체제의 확립을 국가경제전략의 목표로 삼고 있다.

경제운영방식과 정책기조를 경쟁제한적 산업육성으로부터 시장기구의
효율적 작동을 통한 경제전반의 효율극대화로 전환, "경쟁적 시장경제"
를 구축하자는 것이 문민경제정책의 골자.

이가운데 대기업정책의 핵심은 기업경영민주화와 함께 경영투명성
제고의 단계적 강화로 요약된다.

이미 기업경영 공시제도의 시행과 함께 소수 주주권한 및 감사선임
요건이 강화됐으며 대기업 연결재무제표 도입과 사외이사제의 도입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또 경제력집중을 완화하기위해 계열사간에 부동산과 자금거래를
규제하고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기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고 공정
거래법의 적용을 확대키로 했다.

이같은 개혁조치들 외에 정부의 규제완화도 활발하게 진행돼 금융
자율화 및 금융산업개편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며 토지이용 및 관리체계도
재정립됐다.

이과정에서 개방정책에 부응한 기업전략외에 금융자율화(금융실명제,
금융소득통합과세, 금융산업개편)와 규제철폐(기업경영의 투명성제고,
공정거래보장)에 따른 새로운 경영전략의 모색이 기업들의 주요 현안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과거에 통용되던 한국기업의 성장조건들은 이제 더이상 유효하지않다는
것이 지배적인 흐름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앞으로 제품판매.유통.서비스시스템의 개선과
함께 신규시장창출을 강화해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또 내핍경영 또는 가치창조의 연쇄고리를 통해 고비용요인을 제거할
수 있는 대안을 창출해야 한다.

비용의 절감은 생산요소 수용량의 감소와 구매비용의 절감 및 생산의
리스트럭처링 등으로 이룰 수 있다.

기업투자전략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조정, 기업의 세계화전략과 기술
개발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특히 수요의 개별화, 편의성 및 경제성을 지향하는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어 고객에게 보다 근접한 경영활동을 확대해나가야 한다.

이제 한국기업들도 지난 60년대이후 개발경제시대아래 요구돼왔던
경제주체의 역할을 과감히 수정해나갈 때가 왔다.

기업의 역할이 단순히 물적가치의 제공에 의한 고객욕구충족의
수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범주의 차원으로 변화돼야 한다는 얘기다.

개별기업의 이익과 사회전체의 공익에 기여하는 "창조적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하며 주주 노동자 소비자 지역사회 등 모두에게
책임을 지는 경제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특히 대기업들은 기업간 협력체제의 강화와 함께 중소기업육성을
통한 내수시장의 확충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