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클럽은 66년 고김활란박사가 여성의 평생교육과 의사결집을 위해
창립한 기관입니다.

어느새 30년이 흘러 "장년"에 접어들었지만 늘 그 시점에 가장 필요한
과제를 찾아 봉사한다는 취지에는 변함없습니다.

요즘은 직업가진 주부와 전업주부가 서로 돕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김천주 주부클럽연합회 회장(63)은 69년 총무로 발을 디딘후 사무처장을
거쳐 85년부터 회장을 맡아온 주부클럽의 일꾼이자 산 증인이다.

주부클럽 탄생은 우리 사회상황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60년대 들어서자 여성들의 학교교육기회는 많이 늘어난 반면 교육받은
여성들의 재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김활란박사는 64년 매주 화요일 이화여대 총장공관에 주부들을
모아 대화하고 공부하는 "화요클럽"을 만들었고 이 모임이 커지자 66년
"주부클럽"으로 확대 발족했다.

초대회장은 정충량 이화여대 신방과 교수.

"주부클럽연합회는 말 그대로 클럽의 결합체입니다.

동창 이웃 직종별로 10~15명씩 모아 팀별로 가입하면 돼요.

이렇게 모인 클럽이 전국에 7,000여개 인원은 20만명에 달합니다.

각자 친분과 필요에 의해 모였기 때문에 결속력이 강하죠"

회원들은 각자 돈 아이디어 노동으로 모임에 봉사하며 뜻을 같이하는
남성은 준회원으로 참여한다.

현재 이헌정 신정희 김판숙씨 등 부회장 3명 김영주 사무처장 김은숙
총무가 살림을 맡고 있다.

주요사업은 3가지.

69년 시작한 신사임당 선발 행사.

70년대부터 실시한 소비자보호운동.

그리고 무료직업안내로 나뉜다.

무료직업안내 부문에는 파출부 요리사 간병인 판매원 등 10가지 직종이
있으며 서울지역에만 구직자 2,000명과 이용자 8만여명이 쓰고 있다.

90년대에는 다른 여성단체들과 연대해 쓰레기종량제 실시에 크게
기여했다.

지금은 대도시 특히 아파트지역 주부들이 서로 돕고사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아동교육을 전공한 주부가 놀이방을 만들어 이웃 어린이를 돌보는
방법은 몇개 지부에서 시범실시중이다.

자녀 학교에 내는 자료에 "전업주부"라고 당당하게 적어넣기, 부부
공동명의로 주택 구입하기 등 "전업주부의 자존심 높이기" 운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56년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으며 법무관생활을 하던
남편 고 김경욱씨(95년 타계)와 사이에 2남1녀를 뒀다.

딸은 전업주부이며 두 아들은 미국 유학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