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김태현기자] 유람선을 타고 부산을 찾는 일본러시아 등 관광객이
볼거리 부족과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 등으로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29일 부산지방해운항만청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유람선을 타고
부산항을 찾은 외국인수는 모두 1만4천63명(76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
만8천3백70명(1백33척)의 절반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적별로는 일본이 2천7백83명(9척)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천1백30명(37
척)의 30.5%에 그쳤다.

이는 최근들어 엔화의 가치가 떨어진데다 부산지역의 볼거리가 크게 부족
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보따리상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러시아는 8천73명(60척)으로 지난해 같
은 기간 1만3천45명(85척)의 61.9%에 불과했다.

이는 러시아정부가 지난 7월부터 휴대품 면세한도를 종전 1인당 2천달러
에서 1천달러로 낮춰 물가가 상대적으로 비싼 부산을 기피하고 대만이나 중
국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러시아 상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거의 없는데다 가격에 비해 구
입할 수 있는 상품도 다양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을 이용하는 외국관광객들은 연간 3천억원이상의 물
건을 구입,부산경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는 만큼 부산시 항만청 등이 편의
시설을 대폭 확대하고 전용상가를 만드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
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