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순한 옷이 아니라 이미지를 판매합니다.

18개사 모두 합쳐봐야 고객이 1만2,000명밖에 안되는 오트쿠튀르컬렉션을
프랑스가 국가차원에서 홍보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죠"

26일 대구패션조합 (이사장 서수웅) 주최 제8회 대구컬렉션 참가차
우리나라에 온 프랑스 오트쿠튀르협회 자크 무클리에 회장은 한국
패션인들이 세계적인 컬렉션을 만들려고 노력한데 크게 감명받았다며 첫
한국방문 소감을 밝혔다.

그는 25년간 오트쿠튀르협회에서 일해온 프랑스 패션계의 거장.

"오트쿠튀르 (고급맞춤복) 전시회는 프랑스 패션을 알리는 선전장이자
견인차입니다.

그 자체로 프랑스 의류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불과하지만
직물 속옷 향수 구두 스카프 보석 등 다른 패션상품의 이미지에 미치는
효과는 막대하죠"

그는 한국에서도 중앙과 지방에서 앞다퉈 국제적 수준의 컬렉션을
기획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 매우 환영할만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오트쿠튀르협회는 1858년 창립돼 14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구.

까다로운 정부기준에 맞춘 18개 의상실이 회원으로 매년 1월 7월 두번의
컬렉션을 연다.

회원사는 샤넬, 지방시, 크리스찬 디오르, 이브 생 로랑, 피에르 카르뎅,
니나 리치 등.

이들의 주고객은 60%가 미국인이며 아시아인 (주로 일본) 20% 그리고
나머지가 유럽인들이다.

산하단체 프레타포르테협회는 73년 결성된 기성복업자들의 모임.

에르메스, 겐조, 소니아 리키엘, 카스텔바작, 발렌시아가 등 28개사가
가입해있다.

이 둘과 남성복협회를 합한 총 회원사는 54개.이들은 매출의 70%이상을
수출에서 올린다.

무클리에 회장은 저임금을 무기로한 주변국의 위협 등 현재 한국 패션의
문제를 프랑스도 거쳐왔다고 말한다.

그러나 95년 대불수출량을 보면 한국이 일본 대만등에 비해 확실히
우위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그는 겐조, 하나에 모리 (일) 존 갈리아노 (영) 칼 라거펠트 (독)
등에서 알수 있듯 프랑스는 재능있는 사람에게 "열린 나라"라며 유능한
한국인재의 진출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 대구 =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