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리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테베의 왕으로서 패륜의 비극적인
삶을 산 것으로 전해져 내려 온다.

오이리푸스는 테베의 왕 라이오스와 왕비 이오카스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이라 카이오스는 이 아들이 "아비를 죽이고 어미를 범하라"는 신탁을
받게 되자 산중에 내다 버렸다.

그 아이는 한 목동이 주워다 이웃나라인 코린토스의 왕에게 바쳐져
왕자로 자라난다.

청년이 된 이 왕자는 그가 사생아라는 사실을 알고 뿌리를 찾고자
신탁을 받았는데 역시 패륜을 저질르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이를 피하고자 방랑하던 중에 테베에 이르는 길목에서 한 노인을
만나 사소한 시비끝에 그를 죽인다.

그 노인이 자기의 아버지인줄 몰랐던 것이다.

당시 테베에는 괴물이 나타나 수수께끼를 내어 풀지 못하는 사람을
잡아 먹었다.

여왕인 이요카스테는 이 괴물을 죽이는 자에게 왕위와 자신을 바치겠다고
약속한다.

그때 오이리푸스가 수수께끼를 풀어 괴물을 죽인 뒤 왕위에 올랐고
어머니인 이오카스테를 아내로 맡는다.

둘 사이에는 네 자녀가 태어난다.

이러한 패륜때문에 더베에는 나뿐 병이 번진다.

오이리푸스는 그 원이이 자신에게 이음을 알게 되자 두 눈을 뽑아내고
방랑하던 중에 죽는다.

왕비 역시 자살을 하고 자녀들도 골육상장으로 모두 죽고 만다.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S 프로이트 (1856~1939)는 이 그리스 신화의
패륜을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생물학적인 경향이라고 보고
오이리푸스 콜플렉스라는 학설로 정형화했다.

남성은 부친을 증오하고 모친에게 무의식적인 성적 애착을 갔는다는
것이다.

그 학설은 한때 보편성을 지닌 정설로 확고한 위치를 누린적이 있었다.

그러나 1929년 인류학자인 B 왈리노프스지가 이러한 경향이 아리안족의
부계가족제도에서만 볼수 있는 것으로 생물학적인 현상이 아님을 밝혀냄에
따라 그 허구의 베일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또 E 프롬과 K 호르나이를 비롯한 신프로이트학파의 학자들도 이것이
사회적 원인과 가족내의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봄으로써
프로이트의 오이리프스 콤플렉스는 설 자리를 잃어 갔다.

최근에는 독일의 심리학자들이 그 허구성을 여지없이 밝혀낸 연구저서를
내놓았다고 한다.

130명의 아동과 그들의 부모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한 결과 아이들이
어느 한쪽 부모에게도 감정적 선호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프로이트의 조락에 또 결정적 일격을 가한 셈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