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심판이 없다.

골퍼 스스로가 심판이다.

골프에서 룰과 에티켓이 생명인 이유,골프가 다른 스포츠와 구별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96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고우순은 멋진 장면을 보여주었다.

볼옆의 나뭇잎을 치우다가 볼이 조금 움직이자 스스로에게 벌타를
부과한 것이다.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그냥 넘어가도 상관없는 상황이었다.

이같은 예는 고우순외에도 톰 카이트, 보비 존스 등 많은 위대한
선수들에게서도 찾아볼수 있다.

자신에게 엄정하게 골프규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규칙을 잘 알아야
한다.

골프규칙은 34개 조항으로 돼있어 복잡한듯 하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

골프규칙은 세가지 정신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첫째 있는 그대로의 코스상태에서 플레이한다는 것.

합법적으로 구제를 받을수 있는 장해물이 아니면 자연상태 그대로에서
플레이해야 한다는 말이다.

둘째 볼은 놓인 상태 그대로 플레이한다는 것.

티샷한 볼은 홀아웃할 때까지 정해진 경우를 제외하고는 건드려서는
안된다.

셋째 페어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

동반자의 샷에 영향 (긍정적.부정적)을 줄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해서는
안된다.

이 기본정신을 바탕으로 골프경기 전반에 적용되는 규칙이 만들어졌다.

골프경기는 크게 스트로크 플레이와 매치플레이로 나누며 이 난에서는
주로 전자에 대해서 설명한다.

스트로크플레이에서 규칙을 위반하면 1벌타 2벌타 실격 세 종류의
손해를 당한다.

우연히 실수를 했거나 해저드.언플레이어블등으로부터 구제를 받을
때에는 1벌타이다.

부주의로 인해 규칙이나 금지사항을 위반했을 때에는 2벌타를 받는다.

볼의 위치나 움직임에 영향을 주는 행위를 했을 때에도 2벌타이다.

골프경기의 기본원칙을 어겼을 때에는 실격당한다.

예컨대 경기자들이 서로 짜고 규칙을 지키지 않기로 한다거나 벌타를
면제받기로 합의하는 일 등이다.

다른 경기자의 권리에 영향을 주는 규칙을 지킬 것을 거부했을 때에도
실격이다.

금년 1월1일 개정된 골프규칙에는 경기지연에 대한 벌칙을 강화했다.

경기위원회가 정한 시간을 부당하게 지연시키면 첫번째 위반시 1벌타,
두번째 위반시 2벌타를 부과받으며 세번째는 실격까지 당하게 된다.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