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이번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겸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순방은 경제적 역동성을 보이고 있는 동남아지역에 대한
실질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4대 교역대상지역이며 우리의 최대 무역흑자 대상
지역인 ASEAN국가들(95년 78억달러 흑자)에 대한 경제협력이 크게 증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국가들은 우리나라가 지난해 19억7천만달러를 투자, 미국에 이어
제2위의 투자대상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해외건설수주의 34%(95년
수주액 46억달러)를 점유할 정도로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김대통령이 취임이후 동남아지역을 세번째로 방문하는 것도 동남아
지역의 경제적 잠재력 및 정치적 영향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베트남을 방문, 한-베트남간
획기적인 협력기반을 조성할 것으로 청와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베트남의 3대교역상대국중 하나로 일본, 싱가포르 다음으로
많은 교역량을 보이고 있다.

3백83개의 우리기업들이 진출, 총 21억9천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이번방문을 통해 양국간 원자력협정과 베트남 증권거래소 설립지원을
위한 정부간 약정이 체결될 예정이다.

또 토지개발공사에서 추진중인 한국전용공단 설립문제와 한.베트남
과학기술센타건립 추진 등이 본격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은 말레이시아방문에 있어서도 주로 교역 및 투자, 건설진출
등을 놓고 세일즈외교를 펼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측에서 반도체, 자동차 등 첨단산업분야의 투자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고, 우리측은 말레이시아 건설시장의 진출확대를 꾀하고 있어
정상회담을 통해 교역 및 투자확대를 위한 실질협력방안이 중점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말레이시아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12억달러로 우리나라로서는
싱가포르시장 다음으로 높은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지난 제1차 ASEM 정상회의에서 결정된 메콩강유역
개발 및 범아시아 철도망건설사업에 대한 타당성여부 조사사업의 간사국과
실무그룹의 의장국으로 메콩강유역개발에 대한 협력도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번 제4차 APEC 정상회담의 가장 커다란 특징은 APEC 사상 처음으로
회원국 민간기업인들을 공식회의에 참석시켜 기업인에게 각국 정상들과의
접촉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회원국별로 민간기업인 25명을 각각 추천받아 ABF(APEC기업인 포럼)를
구성, 각국정상들과의 대화시간을 갖도록 예정돼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회원국별로 이미 3명씩 있는 ABAC(APEC기업인자문
위원회) 위원을 포함, 최고경영자 10명, 중소기업업계, 정보통신업계,
금융계, 건설업계대표 각각 3명씩으로 ABF회원을 구성할 방침이다.

현재 ABAC위원은 현재현 동양그룹회장, 배순훈 대우전자회장, 이민화
(주)메디슨사장 등이다.

이번 APEC 정상회담에서는 또 마닐라 실행계획(MAPA)을 채택, 각국의
시장개방추진 실행계획을 내년부터 이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WTO(세계무역기구)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에 이미 지출한 시장개방계획에 따라 시장을 개방한다는 방침을 통보,
추가적인 시장개방계획은 없다는 것이 청와대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최완수기자 >

[[ 주요 순방일정 ]]

<>베트남 (11월20-22일)

<>정상회담 <>교민리셉션 <>국가주석주최 국빈만찬 <>총리 예방
<>한.베트남 민간경협위 오찬연설 <>국회의장 예방 <>당서기장 예방
<>당서기장 주최 만찬

<>필리핀 (11월22-26일)

<>APEC 참가국 개별정상회담 <>APEC 경제인 자문위와의대화
<>APEC 시범화상회의 <>비공식 정상회의 <>필리핀대통령 주최 만찬
<>APEC 정상회의

<>말레이시아 (11월26-28일)

<>교민리셉션 <>국왕주최 국빈만찬
<>말레이시아 상공회의소주최 오찬연설 <>정상회담
<>귀국 (11월28일)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