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오는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개발도상국들이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노동기준문제를 제기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29일 밝혔다.

EU 무역담당 집행위원인 리언 브리턴경은 이날 15개 회원국 통상장관회담을
마친 뒤 싱가포르 각료회담에서 노동기준 문제는 국제노동기구(ILO)에서
협의되는 것이 가장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브리턴경은 노동기준문제가 WTO에서 논의될 수는 있지만 이같은 논의는
ILO의 역할을 감안한 것이어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가들에 대한 경쟁력
우대조치를 해치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개도국들은 강화된 노동기준이 적용될 경우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경쟁력 약화가 초래될 것이라는 이유로 노동기준문제가 WTO 각료회의에
상정되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한편 개도국 모임인 G-15는 다음달 열릴 정상회담과 각료회담에서 WTO
각료회의의 의제를 지난 94년 모로코 마라케시 다자간 무역협상에서 결정된
의제로 국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알리 알라타스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이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