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1,080명"

골프장 회원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골프동호회 회원수이다.

골프동호회중 회원수가 1,000명을 넘는 곳은 우리나라에서 이 모임이
유일할 것이다.

"하이텔 골프동호회" (회장 박정신.45)는 컴퓨터 통신시대가 낳은
새로운 동호회 풍속도다.

한국PC통신이 운영하는 컴퓨터통신 하이텔 이용자중 골프에 관심있는
사람들끼리 만든 골프동호회이다.

회원들은 대학교 1학년생으로부터 80세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공통점은 회원들 모두 컴퓨터와 골프에 정통해 있다는 사실뿐이다.

이 동호회는 95년10월 발족돼 올해 창립 1주년을 맞이했다.

회원들이 많다보니 전 회원이 한 자리에 모여 대회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이텔골프동호회는 그동안 4~7개 팀으로 나누어 7개 골프장에서
월례대회를 가져왔다.

그러다가 지난 28일 동호회발족 첫돌기념으로 프라자CC 타이거코스에서
제1회 회원골프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전체회원의 10%선인 118명이 참가했다.

첫 전체모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PC통신의 김근수 사장도 특별
참가했다.

인원수가 많다보니 대회는 하이텔배 회장배 여자부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홀인원상에 쏘나타승용차를 거는 등 부상을 푸짐하게 내걸었으나
"긴장한" 탓이었는지 이글하나 나오지 않았다고.

하이텔배에서는 프라자CC 회원인 이충호씨 (자영업)가 73타로,
여자부에서는 추광숙씨 (맨해탄골프숍)가 94타로 영예의 메달리스트가
됐다.

동호회원이면서 게스트로 출전한 김근수 한국PC통신 사장은 97타를
쳤다.

하이텔 골프동호회는 PC통신을 통한 첫 골프동호회, 전국 최대의
골프동호회라는 의의를 살리기 위해 보람있는 일을 펼치기로 했다.

이날 대회에서 모은 성금 270만원은 사할린에서 귀국한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쓰기로 했다.

11월초 노인들이 거주하는 경북 고령을 의사회원들과 함께 방문,
성금도 전달하고 노인들의 건강도 돌봐줄 계획이다.

또 110만원은 이번 무장공비 소탕작전에 애써온 강원도 횡성지역
군부대에 전달키로 했다.

마침 그 지역 군부대의 연대장이 동호회 회원이라고.

이 골프동호회에 가입하려면 하이텔 ID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골프에 관심이 있고 골프매너만 지킬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하이텔에 접속해 "go golf"를 치고 동호회 가입신청을 하면 1주일내
가입이 완료된다고.

< 김경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