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산영화중에 죽음을 소재로한 작품들이 많았다.

"축제" "학생부군신위" 등이 그것이다.

출판계 역시 죽음이야기를 다룬 "아버지" 등이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결혼과 함께 장례와 관련된 사업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부각되고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장례사업이 번창중이다.

매년 100만명이상이 사망하고 그중 90%이상이 화장을 하는 일본의
경우 납골당사업이 큰 인기를 끌고있다.

일본인들은 화장터에서 수습한 유골을 대부분 집 부근의 영묘원납골당에
안치하고 있다.

최근들어 빈자리가 없어지자 빌딩고층에 납골당을 지어놓고 분양하는
신종사업이 등장했다.

동경에서 제대로된 화장장례를 치르려면 300만엔 (한화 2,250만원)이
필요하다.

이중 납골당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납골당비용이 비싸다보니 가족합장납골당을 이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돈이 없는 사람은 유골을 산이나 바다에 뿌리기도 한다.

사후세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그러나 죽어서도 남과 다르고 싶은
욕망때문에 비싼 납골당비용을 감수하고 있다.

최근 장례사업붐을 타고 일본의 한 백화점은 수의패션쇼와 장의물품
전시회 등을 개최하기도 했다.

"세이와 라이프서비스"라는 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생전에 장례식예약을
받고 있다.

장례사업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자 일본정부는 장의업 전문인제도를
마련했다.

장의업에 종사하려면 우선 "장의 디렉터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이 자격시험은 위생의학, 법률, 문화 및 관습 등 학과시험과 장례식장
만들기, 장례절차 등 실무시험으로 나뉘어 실시된다.

얼마전 치러진 제1회 시험의 원서접수현황을 보면 5년이상의 경력자만
응시할수있는 1급에 2,200명, 2년이상의 경력자가 응시하는 2급에
1,000명이 몰렸다.

일본에서는 바야흐로 전문장의사시대가 열리게 된것이다.

장례사업뿐아니라 성묘대행업도 일본에서 완전히 정착된 사업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에 해당하는 일본 최대의 명절 "오본"에 성묘대행업은
큰 호황을 누린다.

도요타자동차의 본거지인 일본 중부 이이치현 도요타시의 생활협동조합은
성묘대행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국제화시대를 맞아 성묘가 불가능한 해외주재자들이 늘어난데 착안한
것이다.

조합은 성묘의뢰를 받으면 지정된 묘에 직원을 파견, 헌화및 청소를
하고 향을 피우며 합장, 공양을 한다.

서비스가 끝나면 묘의 사진을 찍어 의뢰인에게 보낸다.

요금은 꽃값과 향료대, 사진우송료 등을 합쳐 1회에 5,000엔이다.

6회장기계약을 하면 2만1,000엔, 12회는 3만6,000엔의 할인요금을
받고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천에 장의백화점이 영업을 하고 있으며 부음 및
결혼연락대행업체도 등장했다.

국내 한 업체는 미국 최대 장의체인업체인 SCI (service corporation
international)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장례관련사업은 국내에서도 새롭거나 선구적인 사업은 아니지만 보다
세련되고 편리한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정부의 지원도 기대할수 있어
전망있는 사업이 될것이다.

문의 02-761-3511

< 이형석 한국사업정보개발원장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