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임규 < 대한투신 주식운용역 >

삼성전관은 세계 최대 브라운관 생산업체다.

동남아 유럽 미주 중국 등에 현지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유리벌브 등 부품산업의 수직계열화로 경쟁력을 확보한 결과
세계 브라운관 시장의 16%를 장악하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등 경기관련 대형주의 영업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삼성전관은 그런 가운데서도 높은 수익성과 성장성
을 구가하고 있는 몇 안되는 핵심 블루칩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이 29%, 순이익이 65%나 늘어나는 영업실적을
자랑했다.

이 회사가 관심을 끄는 것은 이런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삼성전관의 주력제품은 매출의 68%를 차지하고 있는 CDT (컴퓨터용
브라운관)와 CPT (TV용 브라운관) 등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게 실적을 향상
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PC수요 증가와 멀티미디어의 보급 확대로 15인치이상 CDP가, 소득수준
향상으로 25인치이상의 CPT가 잘 팔리고 있는게 마진을 확대시키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코닝의 증설로 주원료인 유리벌브의 가격이 낮춰진 것도
수익성 개선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 있다.

매출비중이 5%인 LCD(액정디스플레이) 부문은 불량률을 줄이고 수율을
높인 결과 손익분기점을 넘어서 전체 수익성을 높여놓고 있다.

기존 브라운관 시장과 차세대 영상소자인 FPD(평판디스플레이) 시장은
각각 독자적인 시장을 형성하면서 연평균 10%가 넘는 성장을 지속할 전망
이나 시간이 흐를수록 LCD 등 FPD가 브라운관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관은 이런 추세에 대응, 브라운관 사업을 발판으로 현재의 중저가
LCD외에 차세대 제품인 TFT-LCD (박막트랜지스터 액정디스플레이)와 멀티
미디어 산업의 핵심부문인 2차 전지사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 사업구조를
고도화시킨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모니터사업을 삼성전자로 이관하는 대신 삼성전자에서 초기 양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TFT-LCD 사업을 2기 양산단계인 98년께 삼성전관으로 이전,
주력산업으로 키운다는 청사진도 마련해 놓고 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춘 우량성장주임에도 불구, 주가가 맥을 쓰지
못하는 것은 경기하강기의 주식시장 분위기 탓으로 보고 싶다.

가치가 있는 기업은 언젠가 제값을 해낸다는 점에서 한때 주가가 부진하다
해도 계속해서 앞날을 지켜보고 싶은 기업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