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등 금융기관의 비과세 저축엔 줄잡아 1조원가량이 유입된 것으로
추계돼 비과세 저축이 금융기관의 주력상품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부가 당초 의도했던 대로 저축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위규사례도 적잖이
발견되고 있어 심한 후유증이 우려되는 상태다.
아울러 부동자금이 비과세 저축으로 유입됐다기 보다는 기존 저축상품에
들어있던 돈이 대부분 수평이동한 것으로 분석돼 비과세 저축이 저축률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고 속단하기는 힘든게 사실이다.
<>자금 유입 규모
=지난 30일 현재 은행 보험 투신 신용금고 등 전체 금융권의 비과세 저축
실적은 4백만계좌 1조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지난 30일까지 열흘동안 6천5백3억원이 불입됐다.
계좌수만도 3백37만2천계좌에 달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계정인 비과세 저축엔 1백95만3천계좌 3천2백29억원이 유입됐다.
비과세 신탁엔 1백41만9천계좌 3천2백75억원이 몰렸다.
은행권의 경우 시판초기엔 고유계정으로의 유입양상이 두드러졌으나
은행들이 신탁판매에 주력하면서 갈수록 신탁으로 돈이 몰리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보험사도 가입 실적이 50만계좌(1천억원)를 넘어섰으며 투신사에도
20만계좌에 2천억원가량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판초기 부진을 면치 못하던 보험사들은 생활설계사들의 위력이 발휘
되면서 유입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이밖에 연14%대의 고금리를 내세운 상호신용금고에도 상당한 액수의 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은행의 비과세 저축 가입자중 상당수가 이를 중간에 해지하고
금리가 높은 신용금고에 다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신용금고의
신장세는 갈수록 두드러질 전망이다.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 속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의 과열경쟁이 빚어지면서 각종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적되는게 실명제 위반 가능성이다.
은행원들은 주어진 목표를 채우기 위해 전화를 통해 주민등록번호만 적은뒤
통장을 개설하는 경우가 많다.
또 자기돈을 불입, 아는 사람 이름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이른바 "차명계좌"
도 속출하고 있다.
이와함께 <>대출연계를 공공연히 내세우는 은행도 있고 <>수익률을 과대
선전하는 금융기관도 있으며 <>중도해지 때의 불이익 등을 사전에 알려주지
않는 금융기관도 상당수여서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하영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