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자금시장은 대체로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1월1일부터는 콜중개 전담중개사가 영업을 시작하고 8일에는
지준율이 인하되는 변수가 남아 있다.

우선 수급상황은 대체로 균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이 경기부진으로 재고가 쌓여 운전자금 수요가 수위를 높여 놓고
있지만 전통적인 자금 비수기인데다 정부의 금리인하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업이 자금사용 시기를 가능한 늦추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3개월짜리 기업어음(CP)을 거의 발행하지 않고 있다.

대신 기간이 짧은 은행 당좌대출을 일으켜 운전자금을 막고 금리가 더
떨어지면 그때가서 기업어음을 발행하려는 전략을 하고 있다.

여기다 8일 지준율이 떨어지고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더 내리면 자금 가수요
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측면에서도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총통화(M2) 증가율을 연말까지연 18%대로 가져갈 계획이고
MCT (총통화+CD+신탁) 증가율도 낮아져 통화당국은 안심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달 자금시장을 괴롭히던 약 4조8천억원의 세금납부용 자금이
점차 풀려나면서 자금시장을 넉넉하게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밝은 전망에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일부터 콜거래 전담사가 콜거래를 중개하게 됨에 따라 다소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아직 결제제도 자체가 정착이 안된 점도 그렇고 중개회사의 자금재고량
(포지션)이 줄어드는 점도 이런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또 금리전망이 확실치 않아 기업들이 단기로 자금을 쓰고 있고 은행이나
투자신탁 등도 자금을 단기로 운용하고 있다.

이 결과 단고장저의 비정상적 상황이 몇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금리가 기대대로 떨어지지 않을 경우 장단기금리의 동반상승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가 최근 자금시장의 여유는 한국은행이 수차례의 RP(환매조건부 채권)
지원과 통화채환매 등으로 4조이상의 자금을 풀어 놓은데서 생긴 점이라는
사시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근 자금시장은 "링거를 꽂고 있는 환자"로도 비유되고 있다.

한은의 자금지원이라는 링거주사를 뽑는 순간 금리가 다시 오를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정치권과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가 강력해서 한은이 쉽사리 닝겔
주사를 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이런 "불안속의 안정"이 이달중에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안상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