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중소병원에서 간염을 앓고 있는 만성신부전환자와 간기능이 정상인
신부전환자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혈액투석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환자들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부전환자가 투석기를 통해 간염에 걸리면 신부전환자의 유일한 치료
방법인 신장이식수술을 받기가 힘들게 된다.

신장이식을 받으려면 수술직전과 수술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는데 면역억제제가 간염바이러스증식을 활성화시켜 이식환자들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한 대학병원의 관계자에 따르면 일반 중소병원은 B형간염에 감염된 환자
여부를 구분하지 않고 정상인과 동일한 투석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또 일부 대형병원조차도 치명적인 C형간염 환자를 구분하지 않고 동일한
투석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혈액투석대상 만성신부전환자는 8,000~1만명, 투석기는 2,240여대로
추산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병원일수록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로 간염환자전용 투석기를
마련하지 않고 있어 정상인의 간염 감염위험이 더욱 높다.

혈액투석기는 소독해 사용하지만 바이러스가 미량 남게돼 감염의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의들은 따라서 국내 병원도 외국처럼 간염환자도 에이즈환자에 준해
혈액투석을 격리해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