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어제 구속 기소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윤 대통령 기소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소집한 뒤 내린 결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의 윤 대통령 구속 기한 연장 신청에 대해 수사와 기소를 분리토록 한 공수처법의 입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두 차례나 불허했다. 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것은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지만 검찰 역시 제대로 수사도 못 한 채 현직 대통령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이 같은 법적 대혼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찰, 경찰 등이 무질서하게 수사 경쟁에 뛰어들면서 빚어졌다. 특히 내란 혐의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무리한 수사를 감행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탓이 크다. 공수처는 관할도 아닌 서울서부지법에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영장 쇼핑’ 논란을 자초했다. 이후 수사의 ‘수단’이어야 할 체포와 구속을 ‘목적’으로 삼아 ‘수사 쇼’만 이어갔다. 결국 윤 대통령을 상대로 아무런 조사를 못 한 ‘무능’만 드러낸 뒤 공을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구속 기간 연장을 신청했다가 기각되자 공소장도 제대로 검토하지 못한 채, 피의자 조서도 없이 부랴부랴 대통령을 기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탄핵 심판이라는 역사적 결정이 대통령의 내란 가담 행위를 다룰 핵심 증거 없이 내려질 상황이다.혼란의 근원적 책임은 법철학적 근거가 빈약하고 현실성도 없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조처를 강행한 문재인 정권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공수처법은 ‘수사권만 있는 검사’라는 개념에 기반하는데 ‘기소권
‘우리는 촌에서 마로 사노/도시에 가서 살지/라디오에서 노래하는 것 들으면 참 슬프다/(중략)/우리는 이런 데 마로 사노’1968년 경북 안동에 살던 한 어린이가 쓴 동시다. 산업화와 도시화 때문에 너나없이 농촌을 떠나던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이런 이촌향도(離村向都) 현상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제는 순수한 동심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어린이조차 농촌에 없다는 사실이다.지금 농촌은 저출생 고령화에 대도시 인구집중까지 겹쳐 ‘소멸’이라는 말이 붙어 다닌다. 현 추세대로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심해지면 의료, 육아, 교육, 교통 등의 공공기능 축소가 불가피하고 결국 공동체 존립마저 어려워진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169개 면 중에서 병·의원이 아예 없는 곳이 무려 400개가 넘는다. 150개 면은 밥을 사 먹을 식당조차 없다. 오죽했으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교도소라도 유치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겠는가.농촌 공동화(空洞化)는 오래전부터 고민해온 숙제다. 정부가 지난 16년간 28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농촌 공동화의 흐름을 막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물학자인 에드워드 윌슨 전 하버드대 교수는 ‘녹색갈증(Biophilia)’ 키워드를 문제 해결의 실마리로 제시했다. 녹색갈증이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녹색의 자연을 좋아하고 그 속에서 살기를 원한다는 것이다.최근 치유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바로 녹색갈증을 기반으로 만든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분야에 심취해 있는 한 선배의 말을 들어보면 이렇다. “한국의 자연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힐링자원이자 치유자원이다. 한국의 치유자원에
새해가 되면 누구나 계획을 세우고 각오를 다진다. 신년 다이어리를 구매하고 목표 관리용 최신 어플도 설치한다. 삶에서 꼭 필요한 숙제를 발굴해 월, 주, 일 단위로 계획을 설계한다. 그러나 작심삼일! 많은 사람이 몇 개월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시도로만 끝내는 경우가 많다. 결국 새해 계획을 12월까지 무사히 완료한 사람은 10%에 불과하다. 왜 사람들은 시도만 하고 중간에 포기할까? 대부분 수립한 목표 그 자체만으로 최종 도달점을 제시했다고 스스로 타협하기 때문이다.도전은 긴 시간 인내를 요구한다.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한국이 그간 경제 성장을 이룬 비결은 ‘빨리빨리’라는 목표지향적 문화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요즘 우리의 성장은 정체 구간이다.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념설계 역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개념설계 역량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길을 똑같이 따르는 게 아니라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새로운 길을 구축하는 도전의 과정에서 축적할 수 있는 역량이다.영화배우 덴절 워싱턴은 딜라드대 졸업 축사에서 앞으로 무엇을 하든지 ‘Big Fail’하라고 말했다. 실패가 두려워 포기하지 말라는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를 통해 박스 밖으로 당당하게 나가는 과정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핀란드에서는 매년 10월 13일을 ‘실패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교수, 기업인, 학생 등이 모여 자신의 실패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실패를 축하하는 행사가 열린다. 도전을 국가적 루틴으로 만든 셈이다.심리학자인 레이먼드 카텔은 인간의 지능을 유동성 지능과 결정성 지능으로 구분했다. 유동성 지능은 유전적인 경향이 강해 성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