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거래 전문중개회사인 한국자금중개주식회사가 1일 문을 열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서울의 8개 종금사(옛 투금사)가 전담해왔던 콜거래가 모두
자금중개사로 집중 처리되는 것이다.

다만 단기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을 우려해 내년 2월10일까지는 기존 종금사
와 자금중개사가 콜거래를 병행하게 된다.

자금중개사는 30일이하짜리 콜거래외에 31일이상 1백80일이내 양도성예금
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어음매매 등 금융기관이 필요한 중기자금의
거래도 중개하게 된다.

그동안 콜거래는 8개 종금사가 자기 명의로 돈을 빌려 다시 빌려주는 매매
중개방식을 썼으나 자금중개사는 수수료수익만 얻는 단순중개방식을 활용
하게 된다.

재정경제원은 콜자금을 대거 빌려쓰는 증권사 종금사 등 비은행 금융기관의
콜차입을 제한하기 위해 내년 5월1일부터는 콜차입 한도를 자기자본의 50%로
제한하고 11월1일부터는 자기자본의 20%로 묶기로 했다.

이와함께 자금을 빌려주는 콜론기관은 자금차입자인 콜머니기관에 자체적인
신용공여 한도를 설정하게 된다.

<>.효과

=자금중개회사 설립으로 단기금융시장의 효율성과 공정성을 높여 금리를
인하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동안 단기자금시장은 <>은행간 콜시장 <>2금융권간 콜시장 <>외국은행간
콜시장으로 3분돼 있었다.

그래서 은행권에 돈이 남아도 2금융권은 자금이 모자라 금리가 폭등하는
등 이원화 문제가 심각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모든 콜거래가 자금중개사로 집중돼 시중자금이 모자라면
금리가 오르고 돈이 넘치면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떨어져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게 된다.

정부가 콜금리를 앞으로 대표적 시장금리지표로 삼아 통화신용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효율성 제고에 자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는 자금시장의 공정성이 높아져 금리가 안정될수 있다.

그동안 콜자금을 중개하던 종금사는 시중자금이 모자라 금리가 오를 것
같으면 싼자금을 먼저 챙기는 자금선점행위를 해와 금리상승을 부추기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종금사는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단순차입자로
지위가 전락해 이런 불공정행위를 할수 없게 된다.

자금중개사 관계자들은 자금선점행위가 없어지면 시중금리가 약 0.5~1.0%
포인트 정도 하락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등 만성차입 금융기관의 콜자금 차입도 제한된다.

그동안 증권사는 주식이나 채권을 사는 자금을 콜시장에서 무제한 차입해
영업을 해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콜자금 차입한도가 자기자본의 20%로 제한돼 콜자금을
무조건 퍼갈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주가가 조금만 빠지면 금리가 폭등하는 현상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의 금리 예측능력도 높아지게 된다.

30일이하짜리 콜금리에 대한 차입한도를 제한하되 자금중개사에 31일이상
중장기상품인 CD CP RP 등의 중개업무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이제 증권사 종금사 등은 초단기자금인 콜자금을 빌려 장사하는
일이 어려워지고 대신 31일이상짜리 중장기자금을 빌려 영업을 해야만한다.

이럴 경우 한달이상 중장기 금리에 대한 예측능력이 금융기관 수익을
좌우하게 된다.

<>.문제점

=금융기관이 시장실세를 무시하고 서로간에 담합한 금리로 직거래하는
일을 막을수 없다.

그래서 재정경제원은 최근 금융기관에 담합 불공정거래 등을 하지말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은행신탁 투신사 보험사 등 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종전에는 종금사가 자금을 한몫에 사주어 관리에 불편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여러 금융기관이 나누어 가져가 관리상 불편이 따른다.

그래서 거래가 간편한 직거래의 유혹에 빠져들수도 있다.

콜투기도 일어날수 있다.

금융기관간 자금거래가 콜시장으로 집중되면 금융기관들이 금리 예측을
놓고 외환시장과 같은 투기를 할수 있다.

은행들은 벌써부터 원화자금 딜링룸을 앞다투어 설치하고 있는 실정이다.

콜투기가 극성을 부리면 중앙은행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