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산 전자제품 일색인 국내 소형가전제품 시장에서 국산품이
일본산을 따돌리는 "이색 역전극"이 벌어지고 있다.

휴대용카세트 캠코더 전기밥솥 등이 이같은 역전극의 주인공이다.

가장 눈에 뛰는 품목은 소니 아이와 등 일본제가 거의 장악했던
휴대용카세트 시장이다.

삼성 LG 대우 등 가전 3사는 지난해 모두 50여만대의 소형카세트를
팔아 국산제품의 시장점유율이 전체(1백5만대)의 49%를 차지했다.

올들어서는 총 1백30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산제품의
점유율은 64%로까지 상승, 처음으로 일본산 제품을 따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93년만해도 국산 소형카세트 제품은 일제 "워크맨"등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지 못했었다.

전기밥솥 역시 국산제품이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품목.

특히 삼성 LG등 가전사들은 밥솥 전체를 골고루 가열해주는
유도가열방식의 "한국형" 상품을 출시하면서 "코끼리 밥솥"으로 대표되는
일본산을 서서히 몰아내고 있다.

업계는 국산 밥솥의 시장점유율이 60-70%에 달해 이미 일본제 상품의
점유율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캠코더 시장의 경우 비공식적으로 수입되던 일본제가 국내 시장을
석권했었으나 최근 국내 업체들이 50만원대의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올해 시장규모는 20만대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중 국산품은
12만여대가 팔려 60% 가까운 시장점유율을 보일 전망.

LG전자 관계자는 "한국형 제품으로 소비자들을 파고 든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전기밥솥이나 소형카세트의 경우 일본산제품의 수입이
전면자유화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밝혔다.

<이의철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