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들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고 해외사업과 관공사수주를 확대하는
쪽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이를위해 이들은 인력재배치 기구통폐합 투자우선순위 조정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잇달아 단행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이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국내 주택시장의 불황을 극복하고 건설시장
개방에 대응해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동부건설은 지난 8월 동부산업과의 합병을 결의한 이후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 조만간 시행키로 했다.

산업연관효과가 높은 양사가 중복사업부문의 통합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이 회사는 우선 9개국에 진출해 있는 동부산업의 해외지사망과 5개의
현지법인을 건설에서 흡수, 해외진출의 거점으로 삼기로 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정보력, 국제금융 노하우와 건설기술을 결합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기획제안형 해외개발사업을 적극 벌인다는 전략이다.

또 유연탄 인광석 등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중국 호주
등지에서는 연고권을 적극 활용, 투자개발팀을 중심으로 도로 교량 등
SOC수주에도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초 해외영업과 SOC부문 강화를 골자로 조직을
재정비했다.

주택사업부내 16개 지방영업소를 7개로 줄이고 남는 인력을 본사로
재배치, 신설되는 팀의 전력을 대폭 강화한 점이 특징.

현대는 토목.플랜트 수주팀에 속했던 해외영업과 SOC파트를 별도로
분리하고 인원을 늘려 새로운 팀으로 만들었다.

또 오피스텔.주상복합 등 상업용시설 관련팀도 1개에서 2개로 늘렸다.

반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 팀은 3개에서 2개로 줄여
신규수주 보다는 관리에 주력키로 했다.

청구도 토목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두달전 SOC팀을 신설한데 이어 이달초
대구와 서울본부 산하로 이원화돼 있던 자재관리팀을 통합 구매팀으로
통일했다.

업무중복에서 오는 인력과 비용낭비를 최대한 줄이겠다는게 요점.

또 서울과 부산지역의 사업담당 임원수를 4~5명 줄이고 전결권을 가진
총괄 부사장제를 도입, 결재라인을 대폭 단축했다.

이밖에 현재 프로젝트별로 나눠져 있는 팀제가 교육과 홍보부족으로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보완방안을 마련중이다.

선경건설은 현재의 기능별 프로세스 조직을 사업부제로 바꾸는 조직
개편안을 빠르면 내달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회사는 부사장급의 각 부문장과 본부장으로 이어지는 직속라인을
구축해 책임경영을 확립키로 했다.

이밖에 삼성.현대.동아건설 등도 본사의 관리인원을 경량화하고 여유
인력을 일선 현장으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추진중이다.

이들회사는 감원이 직원사기저하 등 부작용이 크다고 보고 기존인력의
재배치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구체적인 조직개편안은 연말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우는 연초에 개편한 소단위 팀제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
당분간은 현체제를 고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 유대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