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샌드위치를 즐겨먹는 유럽인들은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박테리아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고 유럽소비자협회(BEUC)가 31일 경고했다.

BEUC는 유럽연합(EU)내 13개 회원국의 조리된 햄 샘플을 조사한 결과
스페인 등 5개국의 햄에서 임산부나 연금수령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리스테리아 모노사이토제니스"라는 병원체가 상당수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스페인의 경우 샘플의 14%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돼 위험이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은 덴마크(9%), 네덜란드(8%), 영국및 그리스(각 6%) 등의 순이었다.

BEUC는 또 상당수의 샘플에서 치명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인체에 유해한
박테리아도 허용치를 초과했다고 폭로했다.

BEUC는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햄 중 4분의 1이상,
그리고 덴마크와 독일의 경우 샘플 3개중 2개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며 그 이유로 생산과정의 위생문제및 장기보관을 지적했다.

한편 그리스와 스페인 햄은 수분함유량이 과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리스의 한 샘플에서는 수분이 전체부피중 59% 차지했다.

또 오스트리아 핀란드 아일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국의 경우 수분이
적어도 5%이상 초과함유돼 있었으며 햄생산과정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벨기에 프랑스 독일에서도 수분이 2~3% 초과함유돼 있는 것으로 조사
됐다.

BEUC는 따라서 규제가 약한 나라들의 위법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EU 전회원국에 포괄적으로 적용되는 법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