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주평] MBC 청소년드라마 '나' .. 한권의 만화책 보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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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청소년드라마 "나"(수요일 오후 7시30분)를 보고 있으면 하이틴
만화책을 읽는 듯하다.
드라마에는 한 남녀공학고등학교 방송반 학생들의 싱그러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겉으로는 방송반원인 1학년생 6명을 공동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여학생 송은영.
귀여운 외모, 털털한 성격에 꾸미지 않은 말투와 행동으로 남.녀 선배와
동기들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워낙 활달하고 당차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누구나 같이 있고 싶어할만한
매력적인 인물로 하이틴 만화 단골 주인공으로 설정되는 캐릭터.
그의 친구들도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구김살이 없다.
여기에 큰 키, 깔끔한 외모, 날렵한 몸매 등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신비로운 냄새를 풍기는 2학년 선배, 기인으로 통하는
전 방송국장 등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남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수 있는 공간인 방송반에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가 내용을 이룬다.
재치있는 대사, 군더더기 없는 내용, 실명을 사용하는 주인공 송은영을
비롯한 배역들의 자연스런 연기 등에 힘입어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청소년들로부터 인기있는 이유로 보인다.
그러나 드라마는 보는 사람에게 가벼운 웃음만을 안겨줄 뿐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마냥 밝고 즐겁게만 그릴뿐 그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은 어디에도 없다.
간혹 나온다 해도 피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구상 최악의 입시지옥 상황에 처해 있다는 한국 고등학생의 현실은
조명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을 다루고 있지만 시청 대상은 중학생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중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는 하이틴 만화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을 갖게 할뿐 그 이상의 문제를 제시하지 않는다.
<송태형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
만화책을 읽는 듯하다.
드라마에는 한 남녀공학고등학교 방송반 학생들의 싱그러운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겉으로는 방송반원인 1학년생 6명을 공동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인물은 여학생 송은영.
귀여운 외모, 털털한 성격에 꾸미지 않은 말투와 행동으로 남.녀 선배와
동기들 모두에게 인기가 좋다.
워낙 활달하고 당차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누구나 같이 있고 싶어할만한
매력적인 인물로 하이틴 만화 단골 주인공으로 설정되는 캐릭터.
그의 친구들도 하나같이 개성이 뚜렷하고 구김살이 없다.
여기에 큰 키, 깔끔한 외모, 날렵한 몸매 등 선망의 대상이 될만한 요소를
두루 갖추고 신비로운 냄새를 풍기는 2학년 선배, 기인으로 통하는
전 방송국장 등 만화적인 캐릭터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남녀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릴수 있는 공간인 방송반에서 이들이 만들어
내는 에피소드가 내용을 이룬다.
재치있는 대사, 군더더기 없는 내용, 실명을 사용하는 주인공 송은영을
비롯한 배역들의 자연스런 연기 등에 힘입어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것이
이 드라마가 청소년들로부터 인기있는 이유로 보인다.
그러나 드라마는 보는 사람에게 가벼운 웃음만을 안겨줄 뿐이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마냥 밝고 즐겁게만 그릴뿐 그들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은 어디에도 없다.
간혹 나온다 해도 피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구상 최악의 입시지옥 상황에 처해 있다는 한국 고등학생의 현실은
조명되지 않는다.
이야기는 고등학생을 다루고 있지만 시청 대상은 중학생이다.
그러나 드라마는 중학생들 사이에서 많이 읽히는 하이틴 만화처럼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을 갖게 할뿐 그 이상의 문제를 제시하지 않는다.
<송태형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