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씨의 작은 얼굴엔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14시간씩 걸리는 뉴욕발 서울행 기내에서도, 비행을 마치고 동료들과
플렛폼을 내려올때도, 피곤한 비행후 기자를 만나 인터뷰할때도 항상
웃음이 입가에 있다.
수연씨의 웃음은 마치 맵시있는 옷처럼 그녀의 얼굴에 잘 어울린다.
그러나 수연씨는 이 웃음에는 지난 5년동안 대한항공에서 갈고 닦은
남모른 노력이 배어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프로로 거듭나기 위해 웃음 걸음 옷매무시까지 바꿀수 있는
것은 모두 바꾸었단다.
친절과 남을 생각하는 마음을 생활수칙으로 삼고 걸맞지 않는 것은
과감하게 버린 것.이것이 수연씨가 프로로 인정받게 된 까닭이다.
수연씨가 털어놓은 직업정신과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
수연씨는 항상 엘리베이터를 맨 나중에 탄다.
모두 안전하게 탔는지 확인하고서야 탄다.
기차를 타도 짐을 지고 가는 승객을 도와주어야 맘이 편하다.
거기서 끝나면 보통사람과 별로 다를 바 없다.
그러나 알든 모르든 골목길을 돌아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부지불식간에
고개가 숙여진다고 한다.
이만하면 "이제 그만 하산할 때가 된것 같지 않으냐"며 수연씨는 수줍게
말한다.
수연씨는 승무원생활로 얻는 가장 귀한 것은 "남을 생각하는 자세"라고
말한다.
한때 그저 "잘 난 맛"에 살았던 것에 비해 주위에서도 몰라보게
달라졌다고 평하고 있다.
또 자기관리에 철저해진 면도 있다.
불규칙한 식사, 시차에서 오는 피곤함등으로 나름대로 자신의 생활에
신경쓰지 않으면 자칫 몸이 상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92년 이화여대 가정관리학과를 졸업하고 대한항공에 곧바로 입사한
수연씨는 처음에 그저 "스튜어디스가 멋져보여 입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천명이 넘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은 프로로 변해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