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며 그나라 화폐로 환전만 하다가 공항에 되돌아오면 50달러 정도가 증발해
있다는게 통설이다.
환전에 따르는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예인
것이다.
유럽이 화폐통합에 성공하면 관광이나 사업 목적으로 이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은 유럽인이든 한국인이든 환전의 번거로움은 물론 비용부담에서도
해방되는 이점을 누릴수 있다.
또 유럽에서 활동중인 기업들은 회원국간 환율변동이 없어 외환헤징의
필요성이 없어지고 자금거래에 따른 비용도 대폭 줄일수있다.
도이체방크는 자금거래에 따른 기업들의 비용절감 효과가 연간 27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유럽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화폐통합에 긍정적인 분위기다.
그러나 화폐통합에 따른 업종별 명암은 단기적으로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금융 소매업 등은 화폐통합에 적응하기 위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
반면 소프트웨어 자동기기 제지산업 등은 통합특수를 누리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화폐통합에 대응, 각종 정보및 서비스시스템을 대폭 교체해야
한다.
도이체방크는 그 비용이 10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외자금 이체에서 발생하는 수입도 줄수밖에 없다.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국외자금이체 수입감소분이 연간 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외환업무가 줄어들면서 환중계업자들의 대량실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시티 오브 런던 등 유럽 주요도시에서 활동중인 외환거래업자들은 이미
아시아 등 개도국으로의 진출을 검토하고 나섰다.
소매업자들의 피해는 보다 심각하다.
오는 2002년 유러가 일반인들 사이에 유통되면 소매업자들은 유러및 현지
화폐 등 이중으로 가격을 표시해야 하는 등 다양한 부담을 안게된다.
유러커머서는 최근 화폐통합에 따른 유럽 소매업자들의 부담이 총매상의
2%인 214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 그 대책을 각국 정부에 요청중이다.
그러나 새화폐에 사용될 자동기기및 관련 소프트웨어, 그리고 홍보용 제지
수요는 급증하게 된다.
관련 소프트웨어및 기기를 개발해 이 특수에 동참하면 한몫을 잡을수 있는
호기이기도 한셈이다.
화폐통합이 한국기업에 주는 영향은 실보다 득이 많을 것이라는게 한국은행
브뤼셀사무소의 분석이다.
화폐통합이 실시되면 회원국내 자본이동이 활성화돼 그만큼 시장확대가
용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합후 유럽중앙은행이 회원국의 경제여건을 엄격히 감독, 물가가 안정되고
환리스크가 감소하는 것도 큰 이점으로 꼽고 있다.
정웅진소장은 "그러나 이에 앞서 통합 이전에 발생할수도 있는 EU회원국간
극심한 환율변동, 그리고 통합 참여 가능국가를 면밀히 주시한후 수출및
투자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 브뤼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