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 한양대 교수 >

세계적인 캐주얼 의류업체인 이탈리아의 베네통사는 다품종 소량생산방식을
통한 니트(knit) 중심의 캐주얼사업 영역에서 자신들이 개발하고 축적해
놓은 기술과 감각을 통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반면 LG패션은 LG그룹 계열사로 출발하였던 의류업체로 대량생산체제를
통해 신사복 숙녀복 캐주얼및 아동복 등 모든 복종을 사업영역으로 삼고
있다.

베네통사의 성공 열쇠는 고객의 욕구를 끝까지 파악해 이를 신속하게 만족
시키는 유연한 고객욕구 대응체제에 있으며 그 핵심은 <>후염가공공정을
통한 신속한 생산능력 <>세계 최고수준의 물류체제에 있다고 볼수 있다.

후염가공공정은 제품을 완성한후 염색하기 때문에 원가절감면에서 우월할
뿐만 아니라 패션시장에서의 유행색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수 있다.

오늘날의 베네통을 존재하게 한 또 하나의 성공 열쇠는 "초대형 완전자동
창고"이다.

이 창고는 제품보관기능보다는 생산자와 매장사이에 중간기점없이 제품을
직접 연결하는 물류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베네통의 물류센터는 전세계 7천여개 매장에 제품을 입출고시킬수 있을
만큼 대규모이다.

그러나 모든 입출고과정은 바코드와 로봇 등 첨단장비로 자동화돼 있어
10여명에 불과한 직원이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

또한 베네통은 대리점과 생산본부를 잇는 통신망(VAN)을 구축, 정보의
신속화 공유화를 도모해 수주 생산 출하 등 일련의 물류과정에 있어서 세계
최단 납기및 효율극대화를 실현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대부분의 패션업체는 베네통과 같은 유연성있는 생산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또한 물류관리 측면에서도 전문 물류인력의 부족및 자동화 기계화 등이
아직 초보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베네통은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이 강한 15세부터 25세의 고객들을
주타깃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베네통의 정신이 "젊음(young)"
"유용성(useful)" "편이성(easy)"에 부합될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이루어진다.

매년 매출액의 4%가 투입되는 베네통의 광고는 독특한 시각적 구성으로
유명하다.

반면 연간 매출액이 5천5백억원인 LG패션의 경우에는 신사복 숙녀복 캐주얼
및 아동복부문에 브랜드의 수가 20여개에 이르고 있어 개별 브랜드의 컨셉트
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있게 된다.

베네통사는 현재 1백20여국에 7천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으며 매출은
이탈리아 국내(34.4%), 유럽(35.2%), 아메리카(23.3%) 등에 지역별로 적절히
분산되어 있다.

작년 LG패션의 매출액중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15.9%에 불과하다.

해외부문의 매출은 거의가 수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으나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는 경우는 전무한 실정이며 대부분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베네통의 성공은 국내기업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우선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흐름생산라인및 물류정보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장기적으로는 생산 판매 물류통합시스템의 구축및 정보
네트워크 관리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전략제품에 집중하고 우수디자이너
를 발굴 지원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사업체제를 관리위주에서 감각지향
체제로 전환, 사업체제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마케팅력 강화가 요구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