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땅에서는 대선 회오리가 한창이지만 미국경제전선에는 선거 태풍이
이미 흔적도 없이 지나갔다"

21세기 첫 대통령을 뽑느라 미전역이 선거열풍에 휩싸인 5일(한국시간 6일
새벽) 미경제기상도에는 이미 "대선기압"이 사라졌다.

미경제전문가들은 "클린턴 2기행정부하에서 안정적 성장세는 지속될 것"
이란 대선이후 경제전망을 이미 내놓고 있다.

경제안정의 순풍을 타고 미증시도 현재의 순항을 이어갈 전망이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할 경우 "반사작용"으로 주가가 일시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민주당의 지출확대정책이 미국의 재정적자를 악화하고 인플레이션을 유발,
"악재"로 작용하리란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완전히 휘어잡는 압승은 어려운 상황이다.

기껏해야 양원중 힘이 약한 하원을 지배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민주당대통령(클린턴)과 공화당의회"라는 이상적인 상호견제
구조속에서 미경제는 클린턴 1기때와 같은 안정성장을 지속해 나가리란
전망이다.

이런 낙관론은 선거를 하루앞둔 4일 시장분위기에도 반영됐다.

미달러화는 이날 뉴욕시장에서 1백13.8엔을 기록, 전날보다 소폭(0.44엔)
오름세를 보였다.

주식투자자들의 마음속에서 "대선불안"이 빠져 나가면서 다우존스공업지수
에도 핑크빛(19.75포인트 상승)이 살짝 돌았다.

주가활황 무드는 대선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 재선이 부동의 사실로 굳어진 지금 미증시의 최대 관심사는
"금리"다.

미국의 중앙은행격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오는 13일 금리를 올릴지
말지 결정하는 회의를 갖는다.

여기서 금리인상 결정이 나올경우 주가급락을 촉발할 우려가 크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는 "현행 금리유지"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2.4분기동안 4.7%까지 치솟으며 과열경기의 먹구름을 드리웠던 미경제성장
율 이 3.4분기에는 2.2%대로 연착륙했기 때문이다.

물가상승율도 2%대에 머물러 있다.

금리를 올릴 명분이 사라진 셈이다.

달러의 경우 대선이후 상승행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첫째 요인은 "하시모토총리-자민당내각" 체제로 새단장한 일본과 미국간
무역갈등 고조다.

"국수주의" 딱지가 붙어 있는 하시모토총리와 아시아에 대한 무역개방압력
을 한단계 높일 클린턴 2기행정부의 충돌은 불보듯 뻔하다.

이렇게 되면 치솟던 달러가 한풀 꺽일수 밖에 없다.

달러고가 미국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는 한계수위에 다달았다는 점도
대선이후 엔화반등 시나리오의 근거다.

이와관련, 로이드 벤슨 전 미재무부장관은 지난 1일 "달러고가 미국의
수출경쟁력을 갉아먹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프라빈뱅커 어소시에이츠사의 프라빈 뱅커사장도 여기에 동조한다.

"달러당 1백14엔대의 달러고(엔저)에서는 일본기업이 절대우위를 갖는다.
선거가 끝나면 미정부도 달러고정책에 수정을 가할수 밖에 없다"

선거이후 달러고가 한풀 꺽이면 미국기업들은 수출가격경쟁력 약화라는
시름을 덜수 있는 셈이다.

미경제에는 플러스요인이 된다는 얘기다.

클린턴 대통령이 투표 몇시간을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한 마지막
포인트도 "경제대통령"이라는 점이었다.

"지난 4년은 미국경제가 되살아나는 시기였다. 4년이 더 주어진다면 미국을
번영의 시기로 이끌어갈 것이다"

이런 "확고한 경제비전"이 보브 돌 후보의 스캔들 집중 포화를 막아준
클린턴 재선의 방패막이였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박영배 뉴욕특파원.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