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유일하게 외국어 번역.통역 자원
봉사단을 운영해 재미를 보고 있다.

양천구는 지난 7월 주부 학생 회사원 등 59명으로 번역.통역 자원
봉사단을 구성, 5일까지 100여건의 실적을 올렸다.

자원봉사단은 주로 지역주민들의 편지 서류 등을 번역하거나 관내
중소업체들의 해외영업과 관련된 번역.통역업무를 지원하는 일을 한다.

서울대 재학생인 홍한결씨(24)는 이력서나 서신을 영어로 옮기는 일에
적극적이다.

홍씨는 최근 한 대졸자가 외국회사에 취직하기 위해 의뢰한 이력서를
순식간에 번역, 팩스로 보내줘 구청 공무원들을 놀라게 했다.

LG엔지니어링 사원인 박재언씨(36)는 최근 목동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의뢰한 발전기 관리지침서를 번역했다.

양천구는 똑같은 발전기를 사용하는 목동아파트단지 곳곳에 이 지침서를
배포해 활용토록 할 예정이다.

이밖에 프랑스대사관에서 일하는 임영진씨(30)는 한 중소기업의
부탁을 받고 프랑스어로 씌인 팜플렛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사업가인
이정완씨(32)는 중소기업 전시회장에서 통역요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자원봉사자들이 큰 보람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일거리를 달라는 전화도 심심찮게 걸려 온다"고 말한다.

자원봉사단은 주부 33명, 교사 6명, 학생 6명, 전문번역가 5명, 회사원
5명 등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