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이론중에 가장 맹랑하다고 생각되는 게 한가지 있다.

대부분 골프교습서에 나와있는 말로 "롱아이언을 칠때도 쇼트아이언처럼
생각하고 치라"는 내용이다.

손에 잡고 있는 것은 3번아이언인데 그걸 어떻게 9번아이언으로
생각하란 말인가.

나는 그렇게 바꿔 생각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어른들의 머리는 이미 굳어져 있기 때문에 아무리 "9번아이언"을
다짐해도 실제 머리에는 3번아이언이 굳어져 있다.

그런 맹랑한 논리보다는 "3번아이언을 인정하고 투지있게 스윙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나은 방법일 것이다.

사실 롱아이언을 칠때 "기술"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스윙은 피칭웨지나 3번아이언이나 같은 것이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어렵다"는 선입관부터 발로 걷어차면 된다.

문제는 집중이다.

집중은 느낌이고 느끼는 게 컨트롤이다.

컨트롤이란 자기 의지대로 샷을 한다는 뜻이다.

그런 경지는 다음의 과정으로 이뤄진다.

"클럽을 손에 잡는다-머리속의 스위치 모드를 집중으로 돌려 놓는다-
실제샷을 한다는 기분으로 연습스윙을 한다-임팩트존에서 "착" 하고
헤드가 풀을 스치는 감이 좋다.-됐다 싶은게 자신감이 생긴다-그 느낌으로
실제 스윙을 한다"

집중이란 스스로 자신감을 만들어 내는 경지이다.

"어떻게 집중하느냐"고 물을 필요는 없다.

그저 모든 생각을 버리고 "그윽하게" 최고의 샷만을 추구하면 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