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반기 기업경영의 특징은 "고비용-저효율구조"가 심화됐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비용부담은 늘어난 반면 생산효율성은 크게 나빠졌다.

금융비용부담률 인건비부담률 물류비부담률은 작년 상반기에 비해
일제히 높아졌다.

그러나 설비투자효율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은 크게 둔화됐다.

특히 제조업체의 부가가치율은 지난 88년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강조하는 "고비용-저효율구조의 탈피"가 적어도 지난 상반기
중에는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제조업체들은 지난 상반기중 1천원어치 물건을 팔아 57원의 이자를 물고
18원의 이익을 남겼다.

작년 상반기중 55원의 이자를 내고 42원의 이익을 남긴 것에 비하면
기업경영이 그만큼 악화됐다는걸 알 수 있다.

똑같은 금액의 물건을 팔아도 손에 쥐는 이익금이 작년의 43%수준밖에
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에따라 수익성 생산성 안정성 등 기업경영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일제히 악화됐다.

또 경기침체에 따라 매출액증가율도 작년상반기의 절반수준으로 둔화돼
성장성도 나빠졌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따라 경기불황에 대비하기 위한 기업들의 변신노력과 함께 정부의
고비용구조타파를 위한 노력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성장성 =지난 상반기중 국내 제조업체들의 매출액은 작년동기보다
11.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작년상반기(22.8%)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한은은 반도체 철강 유화제품 등 수출주력품목의 국제가격이 하락한데다
엔저현상에 따른 가격경쟁력이 약화됐으며 내수신장세도 둔화된데 따라
이처럼 매출액증가율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경공업의 매출액증가율은 각각 5.1%와 8.7%에 불과,
대기업(13.7%)과 중화학공업(12.3%)과의 경기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매출액은 각각 17.9%와 24.2% 늘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수익성 =제조업체의 경우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인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작년상반기 4.2%에서 지난 상반기엔 1.8%로 낮아졌다.

이는 <>매출신장세둔화로 고정비부담이 늘어난데다 <>차입금의존도심화로
금융비용부담이 증가했으며 <>큰 폭의 외환차손이 발생, 영업외지수가
악화된데 따른 것이다.

실제 제조업체의 금융비용부담률은 5.7%로 작년상반기(5.5%)보다
높아졌다.

차입금 평균이자율이 연 11.8%에서 11.1%로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차입금의존도가 44.8%에서 46.7%로 상승한 탓이다.

이밖에 인건비부담률(12.89%→12.91%) 물류비부담률(2.01%→2.04%)
임차료부담률(0.74%→0.81%) 등도 일제히 상승,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건설업과 도소매업의 매출액경상이익률도 각각 1.4%와 0.6%에서
0.3%와 0.4%로 낮아졌다.

<>생산성 =제조업 부가가치율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 상반기 부가가치율은 25.0%로 지난 88년(24.5%)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대기업 부가가치율은 25.0%로 중소기업(25.01%)보다 낮았다.

대기업 부가가치율이 중소기업을 밑돌기는 지난 93년이후 3년만이다.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증가율도 3.4%에 불과, 작년 상반기(21.9%)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는 내수 및 수출부진으로 종업원 1인당 매출액증가율이 하락한데다
수익성도 악화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설비투자효율도 75.2%에서 67.8%로 낮아졌다.

<>재무구조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자기자본 비율은 25.9%에서
24.0%로 낮아졌다.

주식발행이 저조한데다 수익성하락에 따른 내부유보부진으로 외부차입이
늘어난 때문이다.

기업의 단기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유동비율 또한 지난해말 95.4%에서
지난 6월말엔 93.9%로 하락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