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물류전진대회에서 "물류대상"을 차지하며 석탑산업훈장을 수상한
제일제당은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 기업의 물류흐름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모범업체이다.

이 회사는 난마처럼 얽혀 있는 생산체제와 거래단계, 다양한 제품 등을
순조롭게 흘러가게 만드는게 숙제였다.

지역적으로 서로 다른 12개 공장이 전국에 분포돼 있다.

또 상온유통식품 냉장식품 냉동 유통의 저온대 식품 소재식품 생활용품
화장품 사료 의약품등 모두 2,000여종의 제품이 생산 판매되고 있다.

특히 대리점 슈퍼 병원 약국 농촌 축산가 등 전국 각지에 2만여곳의
납품처가 흩어져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난마"에 처음 메스를 댄 것은 지난 88년.

경영층의 적극적인 지원아래 물류전반을 재점검하고 물류표준화, 수송방법
의 혁신, 물류업무 전산화등에 착수했다.

또 신속하게 고객의 주문에 응하는 방법을 마련해 나갔다.

물류센터 건설 및 재배치를 통한거점화 작업, 종합물류정보시스템 구축 등
물류합리화 운동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92년부터는 국내 처음으로 물류활동 상황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물류
백서"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정확한 통계가 물류개선의 출발이란 인식에서였다.

제일제당의 물류개선작업은 크게 네 갈래로 나눠진다.

첫째 물류표준화 부문이다.

이회사는 지난 90년부터 우선 전국 12개 공장에서 사용하는 팔렛 물류설비
물류정보의 표준화에 나섰다.

팔렛를 표준 규격으로 통일해 유통조건에 따른 수송 보관 하역 및 적재
효율을 높인 결과 최근 4년간 10억원 이상의 비용 절감효과를 거뒀다.

또 이를 협력업체에도 적극 권유, 물류 공동화에 이바지했다.

포장단위 및 규격도 팔렛에 맞게 표준화함으로써 적재효율을 대폭 향상시켜
박스의 찌그러짐이나 붕괴를 미리 예방했다.

그 결과 파손 반품률이 크게 감소했다.

물류정보 표준화를 위해서 일찌감치 유통 데이터 베이스도 구축했다.

둘째 수송효율을 높이기 위해 연안해상연계 운송체제 구축에 관심을 쏟았다.

(주)한진과 공동으로 국내 처음 옆문 개폐방식 컨테이너를 개발, 연안해상
연계 운송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에만 10억원의 비용을 줄이게 됐으며 오는 2000년엔 40억원의 수송비
절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있다.

다빈도 소량 주문에 대한 대책으론 예컨대 인천지역 3개 공장에서 생산되는
설탕 식용유 생활용품 등을 대형차량으로 한꺼번에 운송하는 이른바 "복합
수송 시스템"을 개발했다.

또 경인권 충청권 강원권 영남권 호남권 등 권역별로 수송시스템을 가동,
배차 능력을 높였다.

공차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셋째 정보부문에선 물류센터의 물류활동을 패키지화, 고객으로부터의
주문에서 납품까지를 일관되게 흐르게 했다.

"고객주문센터"를 국내 처음으로 만들어 고객의 주문을 받는대로 곧바로
처리하도록 하는 등 남보다 한발 앞서 나갔다.

또 거래처 유형별로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했다.

대리점에서의 주문을 회사와 근거리통신망(LAN)에 연결, 온라인 주문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이와함께 중대형 유통업체에서는 고객과 컴퓨터를 통해 주문하고 처리하는
전자주문시스템(EOS) 전자문서교환(EDI) 부가가치통신망(VAN)등 다양한
수단을 전방위로 동원했다.

넷째 보관 및 하역부문에선 물류거점의 성격과 기능에 따라 광역물류센터와
지역물류센터로 구분, 능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위해 자체개발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전국 지도상에 가로
세로 10km 간격으로 격자를 만들어 권역분할 및 권역별 물량을 산출했다.

여기에서 최적거점지역및 거점수를 산출했다.

또 원활한 하역을 위해 공장 및 물류센터에 자동창고 시스템을 도입, 운영
하고 있다.

제일제당은 이에 그치지 않고 "효율적 물류"에서 "전략적 물류"로 물류의
개념을 바꿔 나가기로 했다.

이를위해 <>유통 및 정보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물류서비스향상과
코스트절감을 바탕으로 제품경쟁력을 크게 높이는 한편 <>물류부문의
전문성을 적극 확보해 나가기로 했다.

< 남궁덕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