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회사들이 종합금융회사를 잇달아 인수하면서 종금사의 해외신용력
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일부 해외차입선은 대출금을 회수에 나설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거평그룹이 인수한 새한종금의 경우 이 회사에 외화를 약2천만달러
가량 빌려준 싱카포르및 독일계 은행이 주주변동을 이유로 조기환수 하겠다고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새한종금 관계자는 "이들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빌릴때 새한종금의 주주가
건설사로 바뀔 경우 조기상환을 청구할수 있도록 옵션을 두었었다"고 말하고
"조만간 조기상환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한종금은 또 그동안 모회사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일때는 해외차입금리가
3년짜리의 경우 LIBOR(런던은행간 금리)에 0.63%를 더 얹어 주었으나 주주사
가 건설회사로 바뀜에 따라 약0.7%를 더 얹어주는 수준으로 차입금리가 상승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종금사의 주된 차입시장인 동남아와 홍콩지역 외국은행의 경우 모회사가
건설회사일 경우 자금대출을 극히 꺼리고 있고 대출을 해 주더라도 금리를
높여받고 있다.

해외에서 갖싼 외자를 도입해 국내기업에 대출해주는 일을 주로하는 종금사
가 이처럼 해외신용력이 떨어지면 국내기업의 이자비용도 그만큼 높아지게
되는 문제가 있다.

지난해말 중견 건설그룹인 성원건설이 인수한 대한종금의 경우도 재무구조는
건실한데도 불구하고 모회사가 건설사라는 이유로 해외차입때 금리를 리보에
약0.8%를 더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나산그룹이 인수한 한길종금도 모회사의 신용력이 취약하고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이유로 해외차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공매예정인 청솔종금(옛 충북투금)도 중형건설사인 대아건설 등이
적극 관심을 가지고 있어 종금사가 해외신용력이 낮은 건설사로 대거 넘어갈
위기에 처해 있다.

(안상욱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