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 FIFA본부에서 열린 월드컵 공동 개최 실무협의회 결과 6일
합의된 한국-개막전, 일본-결승전 개최 결정은 "비교적 한.일 양국에
균형있게 내려진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측은 결승전유치를 양보하고 개막전을 개최키로 한데 대해
아쉬움을 표현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않은 실리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적인 측면으로는 결승전이 비중에서 앞서나 실제면에서 한.일
양국이 결승전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개막식이 갖는 의식적인
측면, 개막식을 전후한 축제분위기 조성, 그리고 개막식 직전 열리는
FIFA총회 등 유럽이나 미주와는 다른 전통에서 개막식 개최가 오히려
나은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울러 공식 기록에 남을 대회 명칭면에서도 기존의 관행인
알파벳 순서상의 JAPAN-KOREA 대신 KOREA-JAPAN 순서를 관철해 당초
목표를 달성했으며 예선 추첨도 세계적 관심도가 높은 본선 추첨을
배정받아 역시 우리측 입장이 상당히 반영됐다.

우리 대표단의 한 관계자도 주요 행사의 배분이 비교적 공평하고
균형있게 이뤄진 것으로 평가하면서 만약 결승전에 지나치게 집착했을
경우 많은 것을 양보해야 했을 것이라고 말한것은 봐도 그렇다.

반면 일본측은 목표 가운데 하나인 결승전 유치에 성공했으나 대회
명칭에서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데다 그들이 주요 문제로 제시했던 경기수와
참가국 증가문제가 FIFA로부터 거부돼 다소 실망한 분위기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