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자들이 또 볼모로 잡혔다"

6일 정부가 증권사의 신용융자한도를 7천억원으로 늘린데 대한 주식시장
주변의 반응이다.

심지어 일각에선 이번 신용융자규모 확대조치를 마약투여에 비교하기도
한다.

신용투자가 늘어날수록 시장은 투기장으로 변하기 쉽상이며 이렇게 되면
피해자는 일반투자자들일수 밖에 없다는 의미에서다.

증권분석가들은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내놓은 이러한 조치에 대해
심각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현시점에서 가수요보다는 실질적인 수요증대가 절실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번 조치로 당장이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높히고 증시를 부양
시킬수는 있다"며 그러나 "길게 보면 주식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한다.

5일 현재 신용융자잔고는 2조9천3백71억원, 고객예탁금은 2조4천9백53억원
을 기록하고 있다.

신용융자잔고가 고객예탁금을 웃도는 역베이시스 현상이다.

증권분석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주가가 제대로 힘을 받고
상승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실제 고객예탁금이 신용융자잔고보다 낮았던 지난 90년 2~10월, 91~92년
1월, 92년 3~8월의 주가는 30%이상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93년 1~11월까지 역베이시스를 보이지 않았던 기간에는 주가가 상승세
를 유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시 신용한도를 1조7천억원대로 제한, 시장부담을 줄인데 따른 것으로
증권분석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결국 가뜩이나 신용융자잔고가 쌓여 증시가 가위눌림을 당하고 있는 판에
정부는 일반투자자들을 볼모로 발등의 불끄기에만 급급했다는 시각이다.

<김홍열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