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시도는 1935년

18홀 정규코스에서 가장 빨리 라운드한 기록은 과연 얼마일까.

1시간, 2시간? 그러나 놀라지 마라.

최단시간 라운드기록은 "시간"으로 따질 게 아니라 "분"으로 따져야
한다.

그 세계기록은 "까무러 치게도" 8분 53초8이다.

최단시간 "골프 1라운드기록"은 카테고리가 여러가지 있다.

한 골퍼가 도는 기록도 있고 팀을 짜서 도는 기록도 있다.

위의 세계기록은 물론 팀을 짜서 플레이한 기록이다.

한 골퍼이상의 "월드 골프스피드 레코드"는 1935년 미시카고의
웨스트워드코스에서 최초로 시도됐다.

그 팀의 골퍼는 총 24명.

그들은 드라이버 잘 치는 선수를 티잉그라운드에 한명 배치하고
아이언샷이 정확한 선수를 페어웨이 양쪽 사이드에 한명씩 배치했다.

또 칩샷과 퍼팅 잘하는 선수를 그린 근처에 두명 배치한 후 플레이를
시작했다.

그렇게 홀당 5명씩 배치하니까 총 5개홀에 걸쳐 선수들을 포진시킬수
있었다.

물론 파3홀에서는 드라이버샷 선수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24명으로
소화됐다.

하나의 볼을 각기 다른 선수가 치지만 "규칙은 규칙대로" 지키는
원칙이었다.

<> 스코어는 78타

플레이는 다음과 같이 이뤄졌다.

티에서 드라이버를 맡은 선수가 샷을 하면 볼이 페어웨이에 멈추자
마자 아이언선수가 뛰어가 세컨드샷을 했다.

그리고 볼이 그린에 오르면 퍼팅선수가 몇타를 치건 재빨리 홀아웃했다.

물론 1번홀 플레이가 끝나면 그 1번홀 선수들은 자동차를 타고 쏜살같이
6번홀로 달려가 대비하는등 릴레이식 선수이동도 필요했다.

이 때의 기록은 14분56초.스코어는 78타였다.

그러나 당시 기록수립 모습을 지켜 본 한 기자는 "최소 2분정도는
더 단축할 수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즉 "시간단축을 위해" 11번홀 그린에서 12번홀 티로 볼을 던졌는데
그 볼이 덤블로 떨어져 볼을 찾는데 1분이 소요된 것.

또 12번홀 플레이에서도 체중 100kg의 선수가 볼을 치러 뛰어가다가
넘어져 40초이상 손해봤다는 지적이었다.

<> 한홀 플레이에 단 6초

세월은 흘러 1979년 8월 뉴욕주 로체스터의 리지몬트CC회원들이 새로운
세계기록에 도전했다.

이때까지의 종전기록은 1976년 텍사스 후버의 한 고등학교 골프팀 선수
43명이 세운 10분11초4였다.

그때의 코스길이는 6,109야드.

총 42명의 리지몬트팀의 홈코스는 6,161야드였고 목표는 "마의 9분벽
돌파"였다.

그들은 4개월이나 맹연습했다.

도전당일에는 그 지방의 주의회의원이나 지방TV중계팀, 경찰 등이 모두
모였고 공식 심판원과 시간체크요원이 곳곳에 배치됐다.

플레이는 기막히게 이뤄졌다.

하이라이트는 파3홀인 4번홀.

120야드의 이 홀에서 티샷한 라일 클리어의 볼은 거의 홀인원이 될뻔했다.

그러나 홀인원은 안됐지만 홀컵 바로 옆에 멈춘 볼을 퍼팅선수가
탭인하는데는 시간 걸릴 게 없었다.

그 홀은 단 6초만에 플레이가 끝났다.

그들은 결국 9분벽을 깼다.

총 소요시간은 8분 53초8.

그것이 지금까지의 기네스북 세계기록이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