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밀집지역을 돌때면 어르신들이 나와 손을 잡으며 고마움을
표시하곤 합니다.

그 때 가슴뭉클함과 함께 보람을 느낍니다.

남에게 베풀수 있는 직업은 그리 많은 것이 아니니까요"

동작구 상도2동 동사무소에서 사회복지전문요원으로 근무하는
김지영씨(32).

대구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91년 사회복지요원으로 특채된
김씨는 "일은 힘들지만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도 따뜻한 인정속에서 살아갈수
있는 직업이라서 마음에 든다"고 자신의 직업을 평가했다.

김씨가 맡고있는 생활보호대상자는 72세대 140여명.

보통 50~70세대를 맡고있는것에 비하면 좀 많은 편이다.

"내가 일하는 만큼 어려운 이웃들에 대한 복지혜택은 늘어나게됩니다.

그러다 보니 일을 찾아 하게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죠"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많은 일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웃어넘겼다.

에피소드 한가지.

"장애인부부에 장애인 애까지 있는 가정이 있었습니다.

리스회사에서 기계를 임대해 사업을 하다가 완전히 망했어요.

그러나 그들에게 해줄수 있는 제도적 혜택은 거의 없었죠"

김씨는 이들을 도울수 있는 방법을 각계에 수소문하다가 불교방송의
"거룩한 만남"이라는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알게됐다.

결국 이들 장애인부부는 김씨의 주선으로 이 방송에 출연, 500여만원의
성금을 받아 자활의 기반을 삼을수 있었다.

김씨는 그러나 최근 고민이 많다.

사회복지요원인 자신의 진로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금도 입사당시와 같은 7급공무원이다.

지난 87년 입사한 사회복지전문요원도 아직 7급에 머물러있다.

별정직이라 아직 직제가 마련돼있지 않아서다.

"사회복지사라고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적절한 대우와 신분이 보장돼야 더욱 일할 맛이 나는 게 아닙니까"

그러나 그는 이같은 고민이 아직 젊기 때문에 가질수 있는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도 "몇가지 문제만 해결되면 평생을 바칠수 있는 직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