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로 10회째 섬유의날을 맞은 섬유업계 관계자들의 표정은 그
어느해보다 어둡다.

그나마 지난해까지 점전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던 섬유수출이 올들어
마이너스로 돌아서 이제 "국내 섬유산업은 끝장난 것 아니냐"는 위기론까지
나오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9월까지 섬유수출은 업체들의 "덤핑, 출혈수출"에도 불구하고
1백33억달러로 지난해보다 4%가 줄었다.

원사 직물 의류 등 가릴 것 없이 지난해 하반기 "중국 특수 실종"으로
시작된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그동안 끊임없이 건의해 왔던 원면 원모 등 원료제품의
무세화와 수입제품에 대한 기본관세율의 인상요구가 정책 우선 순위에서
밀려 배려되지 않고있다"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섬유산업은 끝장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이날 <>다품종 소량생산 구축지원 <>첨단염색기술 개발 촉진
<>섬유산업 인프라 구축 등 지원정책을 내놓았지만 섬유업체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지원은 못된다는 불만이다.

섬유업계가 이렇게 불만을 토로하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속을 들여다 보면 섬유산업은 여전히 "우리 실정"에 맞는 유망산업이란
사실이 속속 확인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섬유는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올해도 수출 1백87억달러 수입
67억1천만달러로 1백20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2백억달러의 경상적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섬유는 무역수지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 낸 셈이다.

또 섬유는 10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운 성장을 거듭해 왔다.

87년 수출 1백억달러를 기념하기 위해 섬유의 날을 정했고 10년후인
올해 수출은 1백87억달러가 예상되도 있는 것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섬유는 정부의 지원이나 업계의 노력 여하에 따라
첨단 패션산업으로 고부가가치화를 달성할 수 있다"며 "특히 정부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섬유의 날 행사도 예전처럼 "섬유주간"을 부활하는
등 여론환기의 이벤트로 활용해야 정부의 지원의지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섬산련은 이날 오후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조촐한 기념식 및
유공자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정환상클라라 대표 등 총 73명이 통상산업부장관(29명)
및 섬산련회장 표창(44명)을 수등 총 73명이 통상산업부장관(29명)및
섬산련회장 표창(44명)을 수상했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