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요즘 위스키 방송광고를 둘러싸고 주류업계와 클린턴정부간의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증류주협의회가 미국사회에서 지난 48년간 금기시돼온 위스키 방송광고를
강행하겠다고 선언했고 클린턴행정부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서라면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등 분위기가 험악해지고 있다.

이 공방전은 시그램사가 지난 6월 텍사스주에서 "용감하게" 방송광고를
개시하면서 야기됐다.

문제의 광고가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방송규제기관인 FCC(연방통신위원회)가
모종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발끈하고 나섰고 지난주말에는 재선에 성공한
클린턴대통령까지 시그램쪽에 광고문제를 재고해줄 것을 촉구하는등 파장이
확산돼 왔다.

이 와중에 위스키업체들은 협의회를 통해 단체로 광고를 하겠다고 공언해
클린턴행정부와 정면대결하는 양상으로 발전된 것이다.

미국행정부로서는 사실 위스키 방송광고에 철퇴를 가할 확실한 규제장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FCC의 리드 헌트위원장은 위스키광고가 사회에 미칠 해악을 강조
하며 반대여론을 조성할 뜻을 비치고 있다.

위스키 방송 광고를 주제로 미국 사회가 시끄럽게 됐다.

< 뉴욕=박영배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