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5사의 정유부문 경영수지가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공 LG칼텍스정유 한화에너지 쌍용정유 현대정유등
정유5사의 올 적자규모는 전년비 4배 수준인 3천5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적자액은 정부가 정유업체에 허용하고 있는 적정이윤(자기자본의
16.5%이하)인 2천3백억원에 비해 5천8백억원의 격차가 있는 것이다.

정유업계의 경영수지가 이처럼 악화된 것은 올들어 정유업계가 <>석유화
학경기침체<>환차손<>고유가등 "3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유업체의 적자를 보전해준 역할을 해온 석유화학부문은 올들어
주요 합성수지 가격이 전년비 3분의 2 수준으로 급락하는등 국제가가 폭락,
정유업계의 경영을 악화시키고 있다.

또 올들어 급격한 원화의 평가절하도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는
정유업계에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

정유업계는 이미 상반기에 1천억원이상의 환차손을 본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다 고유가에 따른 운임 보험료 인상으로 정유업계의 경영수지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조5천9백억원에 순익 1천32억의 실적을 올렸던 유공은 올해
매출이 8조2천억원에 이를 전망이지만 순익은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인
5백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합섬원료인 PX(파라자일렌)의 영업호조로 지난해 1천5백75억원의 순익을
올렸던 LG칼텍스정유는 올 매출이 전년보다 26% 늘어난 5조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익은 소폭 흑자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의 경우도 매출은 전년보다 4천억원이 늘어난 2조3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이익은 전년(1백70억원)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시장 점유율이 낮은 쌍용정유와 현대정유의 경우는 각각 1천억원,
50억원 가량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지만 올초 목표에 비해선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업계의 정제비를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하고 있는
현행 유가연동제하에선 적자를 불가피하다"며 "내년 1월 가격자유화에
앞서 석유류가격에서 정유업계의 마진폭을 확대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설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