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내 차기 대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건다.

신한국당의 이홍구대표를 비롯한 이회창 최형우 이한동 박찬종고문 등 소위
대권주자들이 13일부터 시작되는 10개 지구당 개편대회를 계기로 전국 순회에
나서기 때문.

이번 개편대회는 이대표의 "대선일정 문건" 파문이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권주자들간의 당내 세구축을 위한 일종의 "전초전"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대권주자들이 확정한 개편대회 참석 일정을 보면 모든 대회에 참석하는
이대표에 이어 원외인 박고문이 5개로 고문들 중에서는 가장 많고 이회창
최형우 이한동고문이 각각 4개, 김고문은 1개 등의 순이다.

당 관계자는 "고문들의 참석대회수를 4개 정도로 고르게 배분한다는 원칙
아래 일정을 마련했다"고 밝혔으나 참석일정을 확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덕룡 정무장관측은 "당초 충북 제천.단양과 영등포을 등 3~4개 지역에
참석하려 했으나 김장관이 지난 11일 "아무데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불참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관의 이같은 결정은 고문이 아닌 장관신분으로 개편대회에 참석하는
것이 "모양"상 좋지 않다고 판단한데다 최근의 "민주계 결속" 움직임 등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주자들의 연설내용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대권문제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대해서는 각 진영이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당권 또는 "킹 메이커"로서의 위상 확보쪽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최고문의 경우 "축하하는 자리인데 다른 말을 하겠느냐"는 입장
이고 박고문측은 "다른 강연때처럼 경제중심의 부국강병론이 주제가 될 것"
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한동고문측도 "지역별 현안과 공약외에 안보문제와 경제문제를 거론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 문희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