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실시된 9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언어영역이 비교적 쉽게
출제된 데 반해 수리.탐구I은 지난해 보다 까다롭게 출제돼 전반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적분포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자연계 10%) 등 주요 대학에서 수리.
탐구II에 가중치를 두고 있어 올 입시에서는 수리.탐구I의 성적이 주요
대학의 합격을 좌우하는 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시전문 기관에 따르면 영역별로는 언어영역과 수리.탐구II 영역이
비교적 평이한 데 비해 수리.탐구I 영역은 주관식 문제의 도입 등으로
상당히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됐다.

언어영역의 경우 지난해(2백점만점)점수를 올해처럼 4백점 만점으로
환산해 비교할 때 상위권 학생들은 6점, 중하위권은 7점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화여고 3학년 이덕희양(17)은 "대체로 문제가 평이했으며 시간도
모의고사 때보다 남았다"며 "제망매가를 제외한 지문이 모두 교과서 밖에서
나왔으나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리.탐구I의 경우에는 주관식 문제 6문항이 처음으로 출제된데다
논리적인 사고를 요하는 문제가 많아 상위권은 4~5점, 중하위권은 6~7점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배화여고의 조장태 수학교사(56)는 "지난해보다 통합교과적 문제가
늘어나는 등 다양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며 "수학뿐만 아니라 과학 등
여러분야에 폭넓은 지식이 있는 학생에게 유리한 만큼 점수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수리.탐구II는 예년 수준의 평이한 문제가 주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출제위원장인 서울대 심재기교수는 출제경향과 관련, "능력이 낮은
수험생을 위해 쉬운 문항수를 늘리면서 동시에 상위권 학생들을 위해 어려운
문항수도 늘려 상하위 집단내에서 개인간 점수가 크게 나타나도록 변별력을
높였다"고 밝혔다.

이날 시험에는 82만4천3백68명의 지원자 가운데 79만5천4백3명이 응시,
지난해(3.8%)보다 약간 낮은 3.5%의 결시율을 기록했다.

시험 성적통지표는 12월7일께 재학(출신)학교를 통해 개인당 4장씩
배부된다.

전형일정은 특차모집 87개 대학의 경우 12월8~10일까지 원서를 접수해
12월11~14일 전형을 치른다.

정시모집의 시험일정은 "가군" 12월26~30일, "나"군 1월3~7일, "다"군
1월8~12일, "라군" 1월12~17일 사이에 시험을 보며 원서는 시험 3~4일전에
각 대학별로 접수한다.

< 윤성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