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호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신한국당 지구당 위원장직을 계속 유지하는게
정당한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회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한국당 지구당 위원장직을 유지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계에서는 그러나 연합회장이 집권당 당적을 유지하는건 규정상으로나
정서상으로나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재 법률상 은행원들이 정당에 가입하는건 제한돼 있지 않다.

그러나 대부분 은행들은 취업규칙 등을 통해 "직원들은 정당 등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기타 정치운동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 사실상 정당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직원이 아닌 임원들도 이같은 맥락에서 정당가입을 자제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따라서 은행연합회장도 당적을 버리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설혹 당적을 가지는게 법리상 어긋나지 않는다해도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금융의 본질과 금융인의 정서엔 상충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연합회장이 집권당의 지구당 위원장을 겸직하는건 은행산업의
정치종속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는데다 선거를 의식해야 하는 정당인의 속성상
직.간접적으로 지역적인 연고에 얽매여 중립성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하영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