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급평가를 두 번 받으면 특별 진급, 최하급 점수면 연봉동결"

한화그룹이 내년부터 부장급을 대상으로 도입키로 한 연봉제의 골자다.

매년 11월 근무업적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다음해 임금을 완전
차등 지급토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S급 평가를 받으면 현재보다 5~6호봉 많은 연봉을 받고
최하급인 C급 판정이 떨어지면 급여는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

바로 옆에 앉아있는 동료끼리도 평가결과에 따라 임금에서 5~6년 격차가
나고 승진서열도 완전히 바뀌게 된다.

"철저한 능력중심의 임금체계를 확립해 임직원들의 직무마인드를
바꾸기 위 한화는 지나날 10일 창립44주년 기념식에서 김승연회장이
"인사제도와 급여도 실적에 따라 차등해 결정토록 해야한다"고 지시함에
따라 연봉제를 전격 도입케 됐다.

한화는 오는 98년부터는 과.차장급까지 연봉제 대상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생산직과 촉탁사원을 제외한 전사원의 23% 해당하는 인원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이처럼 "능력급제의 꽃"인
연봉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화는 13일 10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그룹차원의 연봉제를 도입키로
했고 동양그룹 계열의 정보통신회사인 동양SHL도 입사 성적에 따라
신입사원의 연봉을 차등 결정하는 "차등연봉제"를 도입키로 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최근 내년부터 연구개발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키로 했고 선경인더스트리는 명예퇴직과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조치로
내년부터 과.부장급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키로 했다.

연봉제는 지난 92년 총액임금제가 추진되면서 활발히 검토됐었지만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은 94년 두산그룹부터이다.

이후 연구기관 증권사 금융기관 정보통신업체 등이 전문직과 연구직을
대상으로 한 연봉제를 속속 도입하면서 현재 1백여개 업체가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다 현재 일부 소규모 계열사에서만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삼성 LG 쌍용 선경 등 주요 그룹들이 전그룹차원의 연봉제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부터는 연봉제가 본격적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 되면서 각 기업이
사업구조개편 조직합리화 등 경영혁신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