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가 강세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달초 일본 대장성의 엔화약세 포기발언 이후 달러에 대한 환율이 115엔
에서 110엔선으로 급락,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달러당 80.6엔으로 전후 최고치를 기록한후 1년6개월여간의
약세행진 과정에서 처음 보이는 급락이다.

외환전문가들은 엔화강세가 추세반전인지 아직까지 단정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엔화가 더이상 약세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대체로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

엔화의 강세는 증시에 큰 호재로 작용한다.

우리 대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일본 제품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엔화의
강세는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나아가서 경기를 진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이는 지난 80년대 후반 경험했던 현상이기도 하다.

이와함께 엔화 강세는 엔화에 대한 우리나라 원화가치를 절하시키는 반면
달러화에 대한 우리나라 원화가치를 상승시켜 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특히 달러권의 국제펀드매니저들은 환차익을 얻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수
있어 우리나라 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리게 된다.

증시에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일증권이 지난 11일 내놓은 엔화강세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엔화가치와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와는 지난 85년이후 0.8026
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10% 상승하면 우리나라 주가는 8.026% 상승한다는
얘기이다.

기간별로 보면 지난 85년 1월부터 91년 12월까지는 0.7380, 92년 1월부터
96년 10월까지는 0.9109로 90년대들어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

한일증권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두가지 점을 원인으로 들고 있다.

하나는 우리나라 제품이 해외에서 일본과 경쟁하 고있기 때문이라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92년이후 자본시장 개방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92년이후 주식시장 개방으로 달러가 급속히 유입돼 원 달러환율과
종합주가지수간의 상관관계가 줄어들고 대신 엔화환율이 더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화와 주가간의 이같은 밀접한 관계를 감안하면 증시가
바닥권에 접어들었다고 말한다.

엔화가 더이상 강세를 보이지 않을 전망이고 이는 원화의 가치하락 또한
저지시킬수 있는 요인이어서 수출경쟁력을 늘리는 것은 물론 외국자금유입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쟈딘플레밍의 정태욱 이사는 "추세 반전인지 확신할수는 없지만 달러당
100~110엔선에서 조정할 것으로 본다"면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주병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