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김영규특파원]

유럽사법재판소는 12일 유럽연합(EU)의 근로시간 제한규정(주당 48시간
이내)을 영국도 지키도록 판결함으로써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된다.

특히 영국이 이 판결을 수락해 적용할 경우 삼성 LG등 영국에 대거 진출한
우리기업들의 고용조건이 상당히 악화될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돌고 있다.

이날 유럽사법재판소는 유럽연합회원국의 최장 근로시간을 주당 48시간
(잔업시간 포함)으로 제한하고 이에따른 휴식보장을 규정한 EU집행위결정에
대해 영국이 반발.제소한 건에서 패소 판정을 내렸다.

이규정은 EU가 회원국간 근로조건을 통일하기 위해 지난 93년 제정한
사회헌장의 일부로 최장 근로시간및 그 휴식규정을 엄격히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오는 23일부터 시행된다.

이에대해 존 메이저 영국총리는 즉각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은 이규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앞으로 열리는 유럽정부간회의(IGC)에서 이의를 제기,
그 결과를 뒤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안 랑 통상장관도 "여론을 수렴한 후 이 규정의 적용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영국정부측은 또 이 규정은 회원국의 만장일치를 요하는 주요사안인데도
불구하고 그당시 다수결로 결정된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은 산업경쟁력 강화및 외국인투자유치를 위해 유럽화폐통합 외에도
EU의 사회현장에 선택적 참여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중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