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박영배특파원 ]

유엔총회는 12일 미국이 쿠바에 적용하고 있는 경제제재 조치의 철회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압도적인 표차로 채택했다.

총회는 대쿠바 제재철회 결의안을 찬성 1백37, 반대 3, 기권 25표로 통과
시켰다.

유엔총회는 5년 연속 미국에 쿠바 제재를 종식하도록 권고했다.

이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가는 쿠바와 거래하는 외국기업에 대해 법적
규제근거인 미국의 이른바 "헬름스-버튼법" 시행에 강력히 반대해온 캐나다
와 멕시코를 비롯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등 유럽연합(EU)과 중국,
브라질, 러시아, 인도, 북한등이 가세한 반면에 반대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 우즈베키스탄등 3개국뿐이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등 25개국은 이 결의안
찬반투표에서 기권했다.

이 결의안은 유엔 회원국들에게 미국의 헬름스-버튼법처럼 다른 나라의
주권과 무역의 자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법률 및 조치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유엔 헌장과 국제법하에서의 의무를 준수하기 위해 그와
유사한 법과 조치의 공포등을자제해 줄 것을 강력히 호소했다.

카를로스 라헤 다빌라 쿠바 국가평의회 부의장(부통령)은 이와관련, 연설을
통해 "미 행정부와 의회는 유엔 총회의 거듭된 쿠바제재 조치 철회 요구를
무시하면서 헬름스-버튼법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고 비난하고 "클린턴
행정부가 겨우 90마일 떨어진 쿠바와 다리(관계개선)를 놓을 수 없다면
21세기를 잇는 다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