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능력급제의 꽃"인 연봉제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한화는 13일 10대그룹 가운데 처음으로 그룹차원의 연봉제를 도입키로
했다.

동양그룹 계열의 정보통신회사인 동양SHL은 신입사원에 대해서도 입사성적
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키로 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내년부터 연구개발직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적용키로
했고 선경인더스트리도 전사원의 4분의 1을 줄인 명예퇴직제의 후속조치로
내년부터 과.부장급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키로 했다.

또 현대 삼성 선경 쌍용등 주요 그룹들이 현재 일부 소규모 계열사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연봉제를 전그룹차원으로 확대할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부터 연봉제는 국내 업계에서 낯설지 않을 전망이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과 "무임승차자"를 가려 대우하는 능력중시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화가 내년부터 부장급을 대상으로 도입키로 한 연봉제는 매년 11월
근무업적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다음해 임금을 4등급으로 완전
차등 지급토록 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S급 평가를 받으면 현재보다 5~6호봉 많은 연봉을 받고 최하급인 C급
판정이 떨어지면 급여는 한 푼도 오르지 않는다.

이밖에 B급은 1~2호봉 A급은 3~4호봉 오른 연봉을 받게 된다.

한화는 오는 98년부터는 차.과장급까지 연봉제 대상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전사원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실시하고 있는 동양SHL은 입사
초기부터 능력중심의 급여체계를 익힐 수 있도록 대상범위를 신입사원으로
까지 확대한 케이스이다.

같이 입사했더라도 1천9백만~2천1백만원으로 서로 다른 연봉을 받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되면서 각 기업이 경영
혁신작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능력중심의 임금체계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