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주식투자자(큰손)들이 연말 배당을 받지 않기 위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회피하자는게 주목적이다.

이에 따라 배당을 노린 주식수요로 강세를 보이는 연말장세는 올해 구경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압구정 명동지점 등에서는 거액투자자들이
11월부터 보유주식을 내다 팔고 매각대금을 인출하고 있다.

이는 주식을 연말까지 보유하고 있으면 배당금을 받게 되고 배당금이 다른
이자소득과 합해 4,0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되므로 종합과세는
물론 자금출처가 드러나는 것을 피하자는 것이다.

A증권 명동지점장은 "차명계좌를 여러개 갖고 있으면서 50억~100억원정도로
주식투자를 해오고 있는 거액투자가들이 종합과세에 대해 부쩍 걱정하기 시작
했다"며 "대부분은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차명으로 여러개 계좌를 만들고
있으나 일부는 내년초에 다시 사겠다며 보유주식을 매각한뒤 현금을 인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B증권 압구정동지점 차장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거액투자자들의 매도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신용융자금액의 70%가 11월말부터 1월초에 걸쳐
만기가 돌아오는 등 수급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과 겹쳐 연말장세는 기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되는 주식규모는 최소한 3조6,000원선으로 시가총액의
3%선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세연구원 관계자는 "금융종합소득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 3만1,000
명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이 26조원 수준"이라며 "부유층의 주식보유비율
은 평균(7.1%)보다 2배이상 높을 것으로 보여 최소한 3조6,000억원정도의
주식이 종합과세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D증권 관계자도 "종합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50억원이상의 거액
투자자들이 명동 압구정지점 등에서는 증권사당 10명 안팎에 이를 것"이라며
"그외 지점에서도 3~5명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금융소득 종합과세는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어 올해중 발생한 이자 배당 등
금융소득이 4,000만원(부부합산기준)을 넘을 경우 내년 5월 종합소득신고때
금융소득을 다른 소득에 합산해 최고 40%까지 세금으로 내야 한다.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