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필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사장은 오전 7시30분 출근하자마자 집무실의
PC부터 켜고 본다.

PC가 부팅되는 순간 그의 집무는 시작된다.

유사장의 첫업무는 이회사의 미국 합작선인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사의
인트라넷에 들어가 전자사서함을 체크하는 일이다.

"아침 이른시간에는 걸려오는 전화가 거의 없는데다 정신도 맑아 HDS와의
주요한 업무는 1시간이내에 대부분 끝낼 수 있어요"

그는 이제 인터넷 환경을 활용하지 않고서는 업무를 볼수 없을 정도가
됐다.

유사장은 치열한 수주전에 맞닥뜨릴때면 인트라넷의 위력을 실감하게
된다.

대규모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의사결정이 신속해야 한다.

"수주전이 뜨거워질때면 일상적인 견적조건으로는 거래가 성사되기
어려워요.

이때문에 가격과 기술지원에 관한 정보력으로 승부를 걸어야만 합니다"

그는 이럴때면 늘 공급처인 HDS와 네트워크를 열어놓고 수시로 가격과
기술지원문제등 거래조건을 협의한다.

호주에 있는 HDS 아시아태평양본부와 연락해 묘안이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국 본사등을 찾아 나선다.

덕택에 발주처에 누구보다 신속하게 견적을 뽑아줄 수있어 경쟁업체보다
유리한 고지에 설수 있다.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내의 업무도 대부분 효성그룹에서 구축한
인트라넷상에서 이뤄진다.

유사장은 전자사서함을 통해 계열사간 정보를 교환하거나 그룹본부에
보고서를 보내는 일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사내 업무지시나 결재도 모두 컴퓨터로 하고있다.

그에게는 이제 인터넷의 전자사서함이 주요 사무공간이 되어버렸다.

유사장에게는 경쟁사의 정보를 분석하거나 정보기술업계의 동향을
파악하는데도 인터넷이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고있다.

그가 컴퓨터와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79년 효성TNC(구 동양나이론)에서
근무하다 컴퓨터사업부의 구미공장 건설팀으로 발령받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효성은 중형컴퓨터인 "오피스컴퓨터"를 생산하기위해 생산라인을
구축했었다.

그러던 효성은 지난81년에는 삼보 삼성 LG등 지금의 대규모 PC메이커들과
나란히 국내 처음으로 교육용PC를 생산해내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정작 PC를 다루기 시작한 것은 85년도부터 였다.

당시 286컴퓨터로 워드프로세서를 겨우 다루던 유사장.

그는 "스피드 경영"을 실천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네티즌 중의
네티즌이 됐다.

< 김수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5일자).